
법원에서 개인파산, 개인회생 업무를 담당하면서 보게 된, 채무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게 된 경우가 많다. 독자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경제 활동을 할 때 조심해야 할 점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첫 번째는 보증이다. 요즘 세상에는 보증 채무를 부담하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사례가 예전만큼 많지는 않으나,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대표이사라서 회사 채무를 보증하는 경우와 같이 자신에게 이해관계가 있는 채무를 보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이해관계가 없는 경우에 남의 채무를 보증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참고로 이해관계는 사랑, 우정과는 다른 말이다. 헷갈리지 말자.
두 번째는 도박이다. 도박으로 어려워진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어떠한 형태의 도박(스마트폰 게임 형태의 도박 포함)도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도박으로 인해 채무가 많아진 경우에는 개인회생, 개인파산을 통한 구제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세 번째는 (주식)투자다. 주식 투자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충분히 좋은 주식'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충분히 좋은 주식'은 그 사업 구조, 재무건전성을 사업보고서, 재무제표 등을 통해 분석하고 확인함으로써 고를 수 있다. '뉴스'나 '주변 사람의 추천'은 좋은 주식을 고르는데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가치투자', '재무제표 분석' 등으로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서적들을 읽음으로써 터득할 수도 있다. 투자 기간에서 '장기적'이라는 것은 최소 2~3년, 최대 30년 이상이라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다른 곳에 꼭 필요한 돈으로, 또는 빚을 져서 주식 투자를 하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장기 투자를 하기 어려우므로 주식 투자는 여유 자금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투자 종목의 분산, 투자 시점의 분산도 실패를 줄이기 위한 기법이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등 다른 자산 투자도 치열한 공부 없이 성급하게 뛰어들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부동산 불패'라지만 영원히 상승하기만 하는 자산은 없다. 투자 전에 거시경제의 흐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해당 부동산의 입지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상가용 부동산 투자는 실패를 피하기 위해 고려할 요소가 주거용 부동산 투자보다 더 많다. 최근엔 개인회생 사건에서 환율 차익을 통해 수익을 얻는 'FX 마진거래'라는 투자 방법도 봤다. 개인회생 사건에서 봤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독자들도 이해하리라 믿는다.
네 번째는 보이스피싱이다. 보이스피싱으로 가세가 기울었다는 채무자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10계명'을 검색해 숙지한다면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 배우자가 돈을 다 가져갔다거나, 사업을 하는 형제에게 신용카드를 맡긴 결과 경제적 파탄에 이르게 됐다는 사례가 있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금전 거래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사랑은 뜨겁게, 돈은 차갑게.
제2금융권 또는 사채를 통해 고이율의 대출을 받다가 이자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또 '미투 운동'으로 인해 노래방 영업 매출이 줄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이상하고도 서글픈 일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개인회생, 개인파산을 신청했다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법원에서도 이를 고려해 어려운 상황에 빠진 채무자들을 더 쉽게 구제해 줄 방안을 고심 중이다. 그보다 먼저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