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속초의 숨은 매력]수려한 풍광에…신라시대 화랑도 반해버렸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설악산 병풍 삼아 드넓게 펼쳐진 '영랑호' 200% 즐기기

◇영랑호(맨 위 부터), 화랑도 체험장, 범바위, 보광사, 영랑호 습지생태공원, 보광미니골프장, 스토리자전거.

호랑이 웅크리고 있는 형상 '범바위'

바위 오르면 속초 한눈에 조망 가능

일년 내내 탐방객 줄 잇는 '보광사'

말타기·활쏘기 화랑도 체험 눈길

문화해설 들으며 전동자전거 즐겨

습지생태공원은 새로운 명소 기대

외지인들이 '속초'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리는 풍경은 대부분 설악산이다. 하지만 속초 사람들 중에는 멀리 보이는 설악산을 병풍 삼아 드넓게 펼쳐진 '영랑호(永郞湖)'를 첫 번째로 꼽는 경우가 더 많다. 영랑호는 속초시 북쪽 영랑동·장사동·금호동·동명동 일대에 있는 석호(潟湖)로, 둘레 7.8㎞, 면적 1.21㎢, 수심은 8.5m에 이른다. 속초에는 영랑호와 남쪽의 청초호(靑草湖) 등 2개의 석호가 있는데, '영랑호'라는 이름은 '삼국유사'의 기록을 근거로 신라의 화랑 영랑이 이 호수를 발견했다고 해 붙여졌다.

신라시대에 화랑인 영랑·술랑(述郞)·안상(安詳)·남랑(南) 등이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무술대회장인 금성(金城:지금의 경주)으로 가는 도중 이 호수에 이르렀는데, 영랑은 맑고 잔잔한 호수와 웅장한 설악의 울산바위, 그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범바위가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에 도취돼 무술대회에 나가는 것조차 잊고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며, 그 이후로 영랑호는 화랑들의 수련장으로 이용됐다고 한다.

영랑호 둘레에는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속초시민들에게도 사랑받고 있으며, 특히 시민들에겐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운동 코스와 드라이브 코스로도 애용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고성산불 흔적이 아직까지 일부에 남아 있지만 여름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풍경과 일렁이는 호수를 보고 있으면 일상에 지친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 범바위='속초8경' 중 하나로 커다란 돌이 기이하고도 신비로운 형상을 하고 있다. 호랑이가 웅크리고 호수를 바라보는 모습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이 보이는데 꼭대기에 상어도 보이고, 구렁이나 물개 모습도 보인다. 거북이 머리가 보인다는 이도 있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갈 수 있으며 바로 옆에 잔디밭이 있어 소풍을 즐기기에도 좋다. 범바위는 영랑정이라는 정자 바로 옆에 있어 찾기가 쉬우며 범바위에 오르면 속초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 보광미니골프장=1963년에 개업한 곳으로 골프를 몰라도 온 가족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응용한 '미니 골프게임장'이다. 처음 보는 창의적인 코스와 게임 룰, 오래된 소나무와 어우러진 오래된 집의 뒤뜰 같은 풍경이 손님들을 반긴다. 어떻게 이런 게임을 1963년에 만들 수 있었는지 게임을 할수록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 영랑호 습지생태공원=영랑호의 수질 변화에 따른 담수성 어류의 안정적인 서식 환경 마련 및 상류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 저감을 통한 영랑호 수질환경 개선으로 인간과 동식물이 상생할 수 있는 친환경 생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2015년 6월 준공됐다.

4만4,000㎡ 부지에 수목류 및 초화류 등 28종 5만여본 이상이 식재돼 있으며 인공습지를 조성해 어류생태 피난처 및 조류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앞으로 영랑호는 고염분 수역과 중염분 수역에 더해 염분도가 낮은 담수역 수역이 복원된 온전한 생태석호로 생태관광지 및 습지 생태학습장, 조류 관찰지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속초시는 지난해 4월 산불로 유역 대부분이 소실돼 생물서식지 훼손 및 생태학적 기능과 가치가 저하돼 있는 실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온전히 원형으로 복원하는 것은 제반 여건상 어려워 일부나마 보완하기 위해 영랑호와 접한 상류 농경지 2개소에 도비 32억원 등 49억원을 들여 조성 면적 2,610㎡ 규모의 습지를 내년부터 2022년까지 연차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스토리 자전거=범바위 근처에 있는 스토리자전거는 영랑호를 온전히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인 선택이 될 것이다. 속초와 영랑호의 전설과 역사, 생태에 대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랑호반을 관람하는 자전거를 활용한 관광상품이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동반한 경우 전동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전문 해설사가 들려주는 영랑호에 얽힌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 카누 체험장=속초시청 카누팀이 훈련하거나 카누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가끔씩 카누체험 행사가 열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한 영랑호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 화랑도체험관광지=전문가의 지도로 말타기와 활쏘기 등의 화랑도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매년 가을에는 세계승마대회가 열리며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는 대회가 취소됐다.

# 보광사=1937년 화암사의 주지였던 정화담 스님이 '건봉사 속초포교당'으로 건립한 사찰로 부처님의 제자 53불 중 수제자인 보광불존을 금강산 유점사에서 모셨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영랑호 주변에서도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위치해 있는데, 1년 내내 탐방객이 끊이지 않는다. 뒤편 산봉우리에는 동쪽을 향해 서 있는 큰 바위에 관음이란 큰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곳에 관음보살이 출현했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속초=정익기기자igjung@kwnews.co.kr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지선 1년 앞으로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