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생물 이야기]많이 안 움직이면 관절 퇴화한다 <1140>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용불용설 이론에 따라서

쓰면 발달 안 쓰면 퇴행

앞 회 말미에 말한 종자골(種子骨·Sesamoid bone)이란 참깨 씨 모양을 하는 뼈란 뜻으로, 인대(靭帶·Ligament)나 힘줄(腱·Tendon)에서 발생해 뼈 표면으로 이동, 움직이는 난원형의 작은 뼈를 일컫는다.

아주 쉽게 말하면 슬개골(무릎뼈/종지뼈)은 무릎 앞 한가운데 있는 작은 종지(간장이나 고추장 따위를 담는 보시기보다 작은 그릇) 모양의 오목한 뼈로 관절을 형성하고, 무릎의 굴신에 따라 움직인다. 다리무릎에 힘을 빼고 쭉 펴면 종지뼈는 좌우상하로 잘 움직이지만 무릎을 오그리면 납작하게 관절에 짝 달라붙어버린다. 옛날에 처가에 간 새신랑이 장모 앞에서 다리를 펴고 종지뼈(무릎뼈)를 까닥까닥 만지면서 “장모님, 제 무릎뼈가 탈났습니다”라고 고자질한다. 장모는 꾀부림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놀란 척 부랴부랴 쾌히 씨암탉을 잡는다는 말이렷다.

결국 무릎은 허벅다리뼈와 하퇴부가 만나 굴신(屈伸)하는 관절을 말한다. '두 무릎(을) 꿇다'란 항복하거나 굴복하는 것을, '무릎(을) 꿇리다'는 항복하거나 굴복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무릎(을) 치다'란 갑자기 어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거나 몹시 기쁠 때, '무릎을 마주하다(같이하다/맞대다)'는 서로 가까이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것을 이른다. 그런데 군대 기합용어에 '조인트(Joint) 깐다'는 말이 있으니 이는 바로 무릎관절을 칭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아도 탈이요, 넘치게 활동해도 까탈을 부린다. 무릎 또한 다르지 않아 움직이지 않으면 퇴화, 퇴행하고 과하게 쓰면 망가진다.

옛날이야기다. 한 사람이 곰곰이 생각한 끝에 젊어서 아껴뒀다가 늙으면 쓰겠다고 한쪽 눈알을 붕대로 꼭꼭 눌러 막아뒀단다. 나이 들어 여태 써 온 눈이 좋지 않아져 아껴둔 눈을 쓸려고 붕대를 풀었더니만…. 불문가지다. 그리고 관절 또한 용불용설(用不用說· Use·disuse theory)에 맞아떨어지니 쓰면 발달하고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지선 1년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