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동해안 산불 재난]부처마다 지원근거 제각각…가옥 복구비는 한푼도 없어

원인 불명 산불 두 번 우는 강원도 (3)정부도 모르는 보상 기준

◇9일 속초시 장천마을에서 이재민이 구호물품을 들고 임시거처로 향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자부담 포함해도 4,200만원

책정근거 제대로 해명 못해

국회 지원금제도 개선 요구

산불 피해자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물론 주택 복구비 기준이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조차도 해당 기준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산정 기준=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자연재난 복구비용 산정 기준 및 사회재난 생활안정지원 항목별 단가'에 따르면 재난으로 주택이 전파된 경우 주택 복구비를 정부의 주거지원비 1,300만원을 포함해 4,20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정부 지원금 1,300만원에 융자와 자부담 등을 합쳐 4,200만원으로 새집을 지으라는 소리다. 그나마 2017년까지 13년간 900만원으로 책정되던 정부지원금이 지난해 400만원으로 44%가량 오른 결과다. 하지만 2003~2018년 통계청의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은 이보다 두 배가 넘는 89%에 달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산불 피해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2005년 양양 산불 피해자 박모(73)씨는 “14년 전에도 주택 건축비용이 평당 250만~300만원 들어 당시 쥐꼬리 정부 지원금 이외 비용은 다 빚을 져 조달했는데, 지금은 두배가 넘는 평당 600만원은 줘야 한다”며 “결국 주택 복구비용 4,200만원(평당 600만원×7)은 피해주민들 보고 7평짜리 집을 지으란 것밖에 되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 1,300만원을 포함한 주택복구비용 4,200만원이 어떤 근거로 책정된 것이냐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건축단가 계산은 국토교통부에서 한 것”이라는 입장이고,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단가는 우리 소관이지만 지원 방식 등은 모두 행정안전부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지원금 상향=1,3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놓고 정치권의 질타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이진복(부산 동래구) 의원은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1,300만원으로 전파된 주택을 복구할 수 없는데 그 이상 지원해줄 수 있는 근거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류희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정확히 말씀드리면 그 1,300만원은 주택 복구 용도로 지원하는 게 아니다. 주택이 파손됐을 때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생계 구호비 차원으로 지원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원칙적으로 피해 주민들의 주택 복구에 국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의원이 “그럼 가옥 복구비는 국가에서 아예 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재차 확인하자 류 본부장은 “성금도 있을 거고 특별위로금으로도 결정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성금 받아서 준다는 게 답이냐”고 질타한 후 “정부가 정해놓은 지원금이 턱없이 적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고칠 시기가 됐다. 은행 대출도 해준다지만 산골 사는 주민들이 이자 갚아 가면서 대출 받을 상황이 되느냐. 정부가 재난 복구비를 먼저 집행하고, 원인이 나오면 한국전력이든 관련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책 마련=이와 관련해 2018년 고성산불 피해자 김모(여·62)씨는 “당시 피해 지원으로 정부에서 나온게 900만원이 전부다. 당시 집짓는데 2억원이 들었다. 70세가까운 남편과 60세를 넘긴 내가 하루 벌어 먹기도 힘든데 그 돈을 어떻게 갚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속초·고성산불 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재민 주택 신축비 지원과 관련, “제도상 가구당 1,300만원 지원 한도로 돼 있지만 정부에서도 이 돈으로 해결이 안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재민 부담을 덜기 위해 제도를 초월한 지원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정·원선영·박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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