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되면서 사라진 영월 모운동 배경
“마을 자체가 사람들 인생 보는 듯해”
영사기사·마을 어린이들 이야기 담아
평창 출신 이야기꾼 김도연(52)이 새 소설 '마가리 극장'을 펴냈다. 그의 일곱 번째 장편이다.
그동안 그가 택한 소설 속의 공간은 그의 고향 언저리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영월로 배경을 옮긴다. 영월의 모운동. '구름이 모이는 마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마을 이름 자체가 몽환적이어서 그의 특기대로 가상의 공간이 아닐까 싶었는데 '실재'하는 곳이란다.
그래서 그를 만나야 했다. 소설이 왜 '대관령'을 떠났는지. 그보다는 왜 모운동에 끌렸는지 듣고 싶었다.
원주 토지문화관 집필실에서 새로 나올 소설집 원고를 정리하고 시간 나면 탁구로 소일하며 지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답변은 궁금증만큼 그리 거창하지도 또 심각하지도 않았다.
“우연찮게 옛날 탄광촌이었던 영월 모운동에 간 적이 있어요. 지금은 말 그대로 산촌마을이지만 예전에는 그 산비탈에 만명 이상이 살았다는 거예요. 그리고 거기에 극장까지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죠. 그 극장에 영화를 보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을 쓰게 된거죠.”
당시 그 극장에는 서울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이 거의 동시에 상영됐다고 한다. 그래서 영월읍내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버스가 산꼭대기까지 올라오곤 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사실적(?)이지 않나. 김도연 소설의 특징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삶과 죽음 그 경계의 모호함, 동물이 말을 하는 판타지적인 요소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소설 속 마가리극장에서 평일에는 그 시절의 영화를 상영하고 주말에는 앞으로 개봉될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설정을 바꿨어요.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 영사 기사와 마을의 세 아이가 극장에 모여 미래의 영화를 보는 거죠.”
어쩐지 소설 속에 흐르는 시간은 1980년대인데 나오는 영화들은 훨씬 이후의 것들이다. 아무튼 그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영화 '시네마천국'의 영사 기사 알프레도와 어린 토토의 모습이 그의 말 위에 자꾸 겹친다.
김도연은 모운동에 왜 끌렸고, 거기서 왜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렸을까.
“모운동은 탄광이 흥했을 때 엄청난 사람들이 모였고, 폐광이 되면서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 곳이죠. 마을 자체가 마치 사람들의 인생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곳에서 중학생 시절을 보낸 아이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또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런 걸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어요.” 영화를 좋아하던 세 아이는 아버지의 죽음 등 깊은 생채기를 안은 채 모운동을 떠난다. 그리고 30년 후 세 아이 중 한 명인 우하가 그곳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중년이 된 그 아이는 모운동 산비탈에서 무엇을 봤을까.
오석기기자 sgto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