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의 각종 비정부기구(NGO)의 종류는 다양하며 그 역할 또한 막대하다. 민간에서 추렴한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다 보니 종사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적지 않다. 간혹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있지만 하는 일이나 투입 인력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개중에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NGO가 대신 하는 경우도 많은데 담당하는 공익적 기능의 완수로 사회적 개혁을 이끌고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에 틀림없다. NGO 가운데는 중앙에 본부가 있고 지역별로 지부를 두는 형태의 것이 있는가 하면 지역 자체의 독립적인 것이 있기도 하다. 중앙에 본부가 있어도 지역에는 지부가 아닌 독립적인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것도 있다. 운영 방식에 차이는 있어도 지부 또는 지역 단위 독립법인을 통한 목표 구현의 본질에는 차이가 없다. 전국 단위의 NGO가 추구하는 가치의 전국적 확산을 통해 정부가 미처 손쓰지 못하고 있는 일이나 잘못되고 있는 일에 대해 보완재 또는 대체재로서의 기능을 다할 때 그만큼 우리 사회의 발전은 빨라지게 된다. 환경, 경제, 문화생활, 구호 및 원조활동 등 어떤 NGO든 본령을 다하며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소수의 참여인력의 수고로 직조(織造)되는 사회문화적 소산(所産)은 그에 상응하는 평가와 보상을 받아 마땅하다. 보상 중에 가장 으뜸은 NGO활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고 국민의 마음과 생활 속에 그 가치를 구현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주민은 NGO의 역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것은 대체로 주민 스스로 자신의 삶과 밀접한 일이 아닌 일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속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NGO가 마련하는 프로그램이 관심 있는 소수만으로 대중의 제한된 접근성 속에 이뤄지는 '집안잔치'에 불과하거나 내용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형식(겉치레)에 그치고 마는, 미진한 완성도에 기인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세부 프로그램이 본래의 목적과는 거리가 먼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고 마는 경우에는 한 번의 시행착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까운 예산 낭비와 함께 주민들의 관심으로부터 더 멀어지는 역기능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점차 가시화될 지방분권시대에는 NGO도 지역 실정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맞는 콘텐츠로 사업수행의 효율성과 주민들의 참여도 및 만족도를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NGO의 주인(Ownership)에 대한 인식도 폭넓게 공유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 지역에 어떤 NGO가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리고 다수의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더 전(全)방위적으로 개방하는 의미에서 '강원NGO박람회(Gangwon NGO Exposition)'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면 좋을 것 같다. 그것을 통해 각 NGO는 스스로를 성찰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상호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앞서가는 지역에는 제도권의 훌륭한 리더십과 공교육 및 공공정책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모범적인 NGO 활동도 활발하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도민의 저력을 보인 강원도에도 항구적인 선진화를 위한 이 지역 NGO의 '질기고도 화려한' 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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