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새는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은 단풍과는 다르게 오랜 시간 소박한 모습으로 가을을 노래하는 가을의 대표 식물이다.
억새는 외떡잎식물 벼목 볏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땅속에서 줄기를 옆으로 뻗으며 자라는데 개체에 따라 어른의 키를 훌쩍 넘기는 것도 있으나 보통 1~2m 정도 높이로 자란다. 여러 잎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운데 맥은 희고 굵다. 또 잎 가장자리가 딱딱하고 잔 톱니가 있어 손을 베이기 쉽다.
한방에서는 억새 줄기를 망경(芒莖), 뿌리를 망근(芒根)이라 하며 약재로 이용하기도 한다. 햇볕에 말렸다가 달여 마시면 되는데 열을 내리고 가래를 진정시켜주며 해독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억새의 꽃말은 '친절', 또는 '활력'이다. 시작되는 추위에 많은 식물이 생동감을 잃어감에 따라 자칫 활력을 잃기 쉬운 가을, 마르고 척박한 땅에도 뿌리를 내리고 활짝 피어나는 억새꽃을 보면서 기운을 북돋아보자.
억새는 갈대와 함께 가을이 되면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루는 가을의 대표 식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비슷한 생김새와 개화 시기로 인해 구분을 하지 못한다. 은빛이나 흰색을 띤다면 억새다. 갈대는 고동색에 가까운 갈색을 띤다. 억새는 줄기가 갈대에 비해 가늘기 때문에 약한 바람에도 쉽게 한들거리지만 갈대는 줄기가 뻣뻣하다. 뿐만 아니라 억새의 높이는 1~2m로 갈대(2~3m)보다 훨씬 작다.
두 식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뿌리다. 억새는 곧고 짧은 뿌리가 촘촘히 얽혀 포기나누기를 하는 것처럼 증식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과 함께 자랄 수 없다. 하지만 갈대는 뿌리가 굵고 통통하다.
경남신문=이한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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