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나는 드디어 점순이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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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문학촌에 동상으로 재현된 소설 봄봄의 한장면. 빨리 장가를 보내달라는 데릴사위와 장인이 승강이를 벌이는 대목이다.

김유정 '봄·봄' 이어쓰기

도 출신 소설가 5명 참여

계간 대산문화 후일담 소개

장인 봉필 영감에게 지게막대기로 흠씬 두들겨 맞았던 '나'와 점순이는 과연 결혼에 성공했을까?

소설가 김유정(1908~1937년)이 1935년 발표한 단편소설 '봄·봄'은 해학과 향토성이 돋보이는 그의 대표작이다.

'나'는 점순이와 혼례를 약속하고 봉필영감의 데릴사위로 들어간다. 그러나 봉필영감은 '나'에게 일만 시키고 차일피일 혼례를 미룬다. 장인이 야속한 '나'는 담판을 지을 요량으로 그를 찾아가고, 결국 몸싸움까지 하게 된다.

소설은 봉필 영감이 지게막대기로 '나'를 때리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결론 없이 마무리돼 묘한 여운을 줬던 소설 '봄·봄'의 뒷이야기를 도 출신 후배 소설가들이 이었다.

대산문화재단이 펴내는 계간 '대산문화' 2016년 봄호(통권 59호)는 기획특집으로 '김유정 대표작 봄·봄 이어쓰기'를 선보였다.

전상국 김유정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이순원, 김도연, 강영숙, 이기호 등 도 출신 소설가들이 '나'와 점순이의 뒷이야기를 다양한 상상력으로 펼쳐냈다. 작가들은 소설 속 '나'에 칠보, 성구, 종포 등 이름을 붙이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전상국의 '봄·봄하다'에서 소심한 새침데기인 점순이는 봉필영감과 '나' 칠보의 싸움 후 시집을 안 가겠다고 선언했다 마을 사람들의 빈축을 산다. 점순이는 칠보에게 '우리 빨랑 봄봄해유'라고 편지를 쓴다.

이순원의 '봉필 영감 제 꾀에 넘어갔네'에서는 뭉태의 아이디어로 장가들기에 성공한 '나' 성구의 모습이 그려지고, 김도연의 '봄밤'에서는 '나' 종포의 방에 야밤에 찾아갔다 봉필 영감에게 흠씬 두들겨 맞는 점순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강영숙의 '발산'에서는 노인이 돼 만나는 점순과 '나'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기호의 '하지 지나 백로'에서는 점순이와의 혼인 후 장인과 한팀이 돼 제부를 공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산문화' 관계자는 “나와 점순이의 새로운 이야기들로 김유정 문학의 감동과 여운을 되새겨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영재기자 yj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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