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예부터 신비의 영초로 알려진 `쑥'<986>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국내 참쑥·산쑥·물쑥 등 25종 서식

일본·만주·중국·히말라야서도 자생

단군신화를 요약해본다. “천제(天帝) 환인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神壇樹·자작나무) 아래로 무리 3,000명을 이끌고 내려와 신시(新市)를 세워 나라를 다스릴 때,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주면서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고 동굴 속에서 생활하라고 하였으나, 호랑이는 시련을 참지 못하여 뛰쳐나가고, 끝까지 잘 참은 곰은(그동안 쑥 1다발과 마늘 20개를 먹었다 함) 웅녀가 되어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았고, 그 단군은 고조선을 세웠다.”

여기서 '범과 곰' '쑥과 마늘'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느 나라의 신화(神話)와 불경이나 성경 같은 종교 성전(聖典)도 다 그렇듯이 그것을 쓸 그때의 인간상(人間相), 시대상(時代相), 문화상(文化相)이 거기에 녹아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건국신화를 쓸 무렵 그때 그 시절에 틀림없이 범과 곰이 흔했고, 예로부터 쑥과 마늘은 이미 몸에 좋은 신비한 약효를 지니는 신비로운 '영초(靈草)'로 알려져 왔던 것이 틀림없다 하겠다. 그런데 '쑥대머리'라 하면 머리털이 마구 흐트러져서 몹시 산란한 머리를 일컫지 않는가. 그 좋은 쑥이 여기서는 부정의 의미다.

참쑥(Artemisia codonocephala)은 국화과 식물로 쌍떡잎식물, 여러해살이풀(다년초)에다 통꽃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쑥 무리에는 참쑥·사철쑥·산쑥·물쑥 등 무려 25종이나 되며, 지하경(地下莖·땅속줄기)과 씨앗으로 번식한다.

뿌리줄기(근경·根莖)가 옆으로 기면서 퍼져 나가고,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로제트형(Rosette·장미꽃 모양)이며, 줄기에서 나온 잎은 어긋난다. 잎은 날개깃처럼 깊게 4~8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향기가 난다. 연분홍색의 꽃은 7~9월 무렵 줄기 끝에 피는데 다른 국화과 식물처럼 두상(頭狀) 꽃차례로 늦가을엔 꽃자리에 많은 쑥 씨가 달린다. 우리나라 전국에 나며 일본·만주·중국·히말라야 등지에 자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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