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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기록 강원도는 대통령들의 안식처였다]박 전 대통령의 생일 아침식사는 비선대 감자부침 한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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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창간 70주년 특별기획

박정희 대통령의 61회 생일파티가 1978년 11월14일 밤 뉴 설악호텔에서 열려 큰 영애 박근혜 현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에게 양주 시바스리갈을 따라주고 있다. 오른쪽은 작은 영애 근령. 박 대통령 뒤에 노태우 당시 경호실 작전차장보가 보인다. 국가기록원 제공

강원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휴가지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의 인식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역대 대통령 중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노무현 대통령은 강원도에서 휴가를 보냈다. 박정희 대통령의 마지막 생일, 자신의 거취를 두고 장고를 거듭해야 했던 최규하 대통령의 휴가, 이승만 대통령의 고국 땅에서의 마지막 여행, 퇴임 후 완벽한 서민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며 첫 휴가지로 강릉을 선택한 노무현 대통령 등의 장면은 역사의 분수령을 맞기 직전의 중요한 한 컷들이다. 이 내용들을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해 정리했다.

1978년 11월13일 오후 박정희 대통령은 박근혜, 근령 당시 두 영애(令愛)와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서울을 떠난다. 목적지는 속초 설악산이었다. 다음 날 박 대통령의 61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가족들과 여행을 간 것이다. 그 다음 해인 1979년 10월26일 대통령 시해(弑害)사건이 발생했으니 박 대통령의 마지막 생일 축하 자리였던 셈이다.

박 대통령은 설악산 도착 후 1977년 건립된 뉴 설악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일부 언론 보도와 자서전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생일날인 14일 아침 일찍 비선대로 산보를 나선다. 비선대를 오르다 매점에서 감자부침을 먹었으며 점심은 두 영애가 준비한 김밥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신흥사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자 경호원들에게 “셔터를 누를 때까지 방해하지 말라”고 지시한 후 기다렸다가 지나가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밤에는 호텔에서 생일 축하연이 열렸다.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던 스물여섯살의 박근혜 현 대통령은 이날 아버지의 생일상을 체크하고 참석자들을 챙기느라 분주했다. 이 자리에는 차지철 경호실장과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당시 경호실 작전차장보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날인 15일 아침 서울로 향하던 도중 속초 육군 해안초소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 교대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장병들이 쉬는 내무반을 들렀는데, 대통령이 들어온 와중에도 자고 있는 듯한 장병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박 대통령은 이듬해인 1979년 7월 여름휴가차 또다시 설악산과 동해안을 방문한다. 세 달 후 10·26사태가 발생하니 이 여행이 박 대통령의 마지막 가족 여행이었다. 이 당시에도 대통령은 산보와 낚시, 유람선 여행을 즐겼고 예고 없는 부대 방문도 잊지 않았다. 또 퍼스트레이디 6년 차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등장하는 모든 사진에 빠짐없이 같이 찍혀 있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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