⑴ H도계장 생닭 춘천철원축협 마트서만 취급
⑵ 경쟁관계 있는 '목우촌' 생닭과 함께 팔아
⑶ 자금 대출해주면서 일부 무이자 처리해줘
축협측 "지역 생산 제품 판매 취지로 입점시켰을 뿐"
"대출도 담보 설정 등 정상적인 절차 따라 문제 없어"
속보=춘천철원축협의 현직 조합장이 운영하고 있는 H도계장(본보 지난 4일자 5면 보도)에 대해 축협이 직·간접적으로 특혜를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춘천철원축협과 하나로마트, H도계장 등에 따르면 지역의 다른 하나로마트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있는 H도계장의 생닭이 춘천철원축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퇴계점과 강남점, 후평점 등 3개점에서만 납품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H도계장은 지난 한 해에만 3개점의 하나로마트를 통해 총 1억1,000여만원의 생닭을 판매했다. 또 닭갈비용 닭도 춘천철원축협 마트를 통해 9,300만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특히, 축협에도 적용되는 농협법 상에는 “현직 조합장의 경우 해당조합, 조합공동사업법인 및 중앙회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춘천철원축협은 하나로마트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목우촌' 생닭을 납품받으면서 조합장이 대표로 있는 H도계장의 생닭도 함께 판매,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춘천철원축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춘천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지역에서 판매한다는 취지로 H도계장의 생닭을 입점시켰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으나, 춘천의 다른 하나로마트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쪽 입장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춘천의 다른 하나로마트에서는 “목우촌 등의 제품만으로도 수요를 감당하는데다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먹거리 제품을 납품받는다는 것은 부담이 있어서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춘천철원축협은 H도계장에게 자금을 대출해 주면서 일부 자금을 무이자로 처리해 준 정황도 드러났다.
춘천철원축협은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금융농업중기대출, 운전자금, 상호금융대출 등의 명목으로 약 35억여원의 대출을 해 줬으며 이 중 지난해 운전자금 명목으로 5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 또 올 6월에도 무이자로 4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농협법상 현직 임원이 해당 조합에서 대출을 받을 때에는 이사회의 별도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춘천철원축협은 H도계장의 경우 법인 명의로 대출이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이사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출심사위원회만 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H도계장의 대출 잔액은 19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철원축협 관계자는 “대출은 H도계장의 부지와 건물 등을 담보로 설정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만큼 문제가 없다”면서 “일부는 정책자금으로 대출해 줬기 때문에 무이자로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해당 조합장은 대출 논란과 관련, “(내가) 조합장으로 있는만큼 당연히 축협을 이용해야 (축협 입장에서는) 대출 실적도 올리고 이자라도 한 푼 더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조합장이 해당 농협, 조합공동사업법인 및 중앙회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과 실질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원선영·하위윤·홍현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