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경월→그린→산→처음처럼' 4세대 동안 전통의 강원도 술로 사랑받아

강원의 술 `처음처럼' 다시보기 (2) 80년 전 시작된 도와의 인연

'처음처럼'의 역사는 1926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26년 6월 강릉에 강릉합동주조㈜가 설립되면서 '경월' 소주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월은 도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면서 그야말로 '강원도 소주'로 성장했다. 당시에는 시장점유율이 공식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소주를 마시던 도민들의 90% 이상은 '경월'을 마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926년부터 시작된 역사 = '경월'이 옷을 새롭게 갈아입게 된 때는 1993년, 두산에서 인수를 하게 되면서부터였다. 그 해 11월, ㈜두산경월이 공식 출범하면서 수도권에 '그린소주'가 출시됐다.

그린소주가 나오면서 소주 시장에는 일대 파란이 일었다. 기존 술과는 다른 차별점인 '부드러운 소주', '녹색병/스크루캡', '대관령 기슭 청정수' 등으로 짧은 시간에 소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갔다. 강원도 술인 그린소주가 수도권에서 인기가 있자 지역에서도 꾸준히 성장, 강원도 시장점유율이 1993년 50%대에서 1994년에는 71.8%, 1998년에는 88%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후 1998년 8월 ㈜두산주류BG가 출범하면서 소주, 청주, 와인 등의 주류가 통합됐고 그 이듬해 12월에는 '뉴그린'이 나왔다. 이어 2001년에는 산소주가 출시됐다.

그러나 산소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인기는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 당시 강원도에서는 58.6%를 기록했고, 수도권에서도 7.7%까지 치고 올라간 후 정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처음처럼'이었다. 2006년 2월에 첫선을 보인 처음처럼은 '세계 최초 알칼리 환원수'이자 '20도의 저도소주', '처음처럼 네이밍' 등으로 기존 술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2005년의 전국 5%대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이 2009년 3월 롯데주류BG로 다시 출발한 이후인 2011년에는 전국 15%대, 수도권 30%대로 성장했다는 것이 롯데주류 측의 설명이다.

■지역과 수도권에서도 인기 = 이처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처음처럼'의 시장점유율은 높아졌지만, 오히려 강원도에서는 춘천과 원주 등의 지역에서 그동안 인기를 모았던 '산소주'에서 '처음처럼'으로의 브랜드 대체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과거 '경월'부터 이어오는 '전통의 강원도 술'이라는 인식이 시간이 지나면서 도민들 사이에서 약해짐에 따라 이를 다시 부각시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도권 등에서는 '물이 좋은 술'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나 정작 생산지인 지역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롯데주류 측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여기에 몇년 전 불거졌던 '알칼리 환원수의 안전성' 논란과 '처음처럼의 수익금이 좌파에 지원된다'는 악성 루머도 '처음처럼'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

이와 관련, 롯데주류에서는 알칼리 환원수가 이미 국내외 산학협력단체의 연구를 통해 알칼리수 음용사용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이 검증됐고, 일본 미국 캐나다 등 식품 선진국에서도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처음처럼의 수익금과 관련해서도 '처음처럼'이라는 이름 및 로고와 관련해 성공회대에 장학금 1억원을 기증한 것 이외에 다른 곳으로 지출된 것은 당연히 없고, 오히려 사회복지기금으로 활용되면서 사회공헌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강원도의 술과 그 역사를 함께 한 '처음처럼'이 지역에서도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면서 “잘못된 소문에 관해서는 이미 법적으로도 정당성을 확보한 만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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