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는 조선 순조 24년(1824)에 국내에 전래됐다. 함경도 무산의 이형재가 청나라에서 씨감자를 구입해 왔다는 설이 있다. 산삼을 캐러 함경도에 온 청나라 사람이 가져왔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1824~1825년 사이에 명천의 김씨가 북쪽에서 들여왔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에는 19세기 초보다 더 빠른 시기에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17세기 초, 인도는 16세기 말에 상용화됐다.
▼도내에는 헌종 13년(1847)에 들어왔다. 강원감자의 역사 165년은 강원도를 '감자의 본고장'으로 만들었다. 춘천 감정리의 감잣골, 삼척 신리의 감재골, 동해 비천리의 감재들 등 감자를 지명으로 한 마을이 생길 정도로 감자의 주산지다. 재배 면적이 전국 1위이고 생산량은 30%를 점하고 있다. 전국 씨감자의 60%를 공급한다. 웰빙 바람과 함께 건강식품으로서 가치가 높아지자 우수성을 알리는 강원감자 큰잔치도 열린다.
▼감자는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했다. 전에는 상상도 못 할 만큼 감자의 모양과 색깔에 혁신을 가져왔다. '고구밸리' '보라밸리' '구이밸리' 등 기능성 품종이 잇따라 나왔다. 고구마처럼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고구밸리'는 표피가 붉은색이다. '땅속의 포도'로 불리는 '보라밸리'는 감자칩이나 가공제품으로 이용된다. 구워서 먹을 수 있는 '구이밸리'는 프렌치프라이와 같은 가공용에 주로 쓰인다. 영양도 듬뿍 들어있다.
▼강원감자의 대표 브랜드 '감자의 꿈' 관리가 강화된다. 이 브랜드는 초록색 배경에 손과 해, 하트(♡)를 넣어 만들었다. 초록색은 강원감자를, 손은 농부의 정성, 해는 강원청정 햇살, 하트는 사랑이 넘치는 식탁을 의미한다. 고품질의 강원감자를 생산, 차별화하기 위해 지난해 생산단체가 개발했다. 도가 포장재 제작비와 홍보비까지 지원한다. 외국산이 판을 치는 농산물 시장에서 강원감자의 명성은 변함이 없다.
장기영논설위원·kyjang3276@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