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폐특법 시한 연장·재원 확보 방안 강구 한목소리

◇생존권 수호를 위한 12·12 태백시민 총궐기대회 10주년 기념 태백지역현안 대토론회가 지난 10일 태백시청에서 교수, 시의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태백=최유진기자

생존권 수호를 위한 12·12 태백시민 총궐기대회 10주년 기념 지역현안 대토론회

'그 의미와 성과 그리고 과제'

생존권 수호를 위한 12·12 태백시민 총궐기대회 10주년을 맞아 의미와 성과, 과제 등을 재조명해 보는 태백지역현안 대토론회가 지난 10일 오후 2시 태백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강원일보사가 주최하고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가 주관하며 태백시와 태백시의회가 후원한 이번 대토론회에서는 폐광지역 생존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오는 2015년 만료되는 폐특법 시한을 연장하고 이에 따른 재원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12·12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시민화합과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촉매제로 활용하고,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향후 과제에 대해 시민들의 의지를 모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희종 강원일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태백시는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과 한강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앞으로 기후변화와 녹색산업 시대를 주도해 나갈 좋은 상황에 있다”며 “10년 전 뜨겁던 태백시민들의 열정이 이제는 성숙된 시민의식 행정력과 어우러져 결실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필 “12·12 일정기간 문화행사로 치러져 지역사랑 정신 계승 발전시키는게 중요”

이수황 “탄광지역개발사업비로 모두 28개 사업에 2,517억원 지원 27개 사업 마무리”

안중식 “3,000명 이상 고용효과 가진 중소기업 유치문제 어떻게 대처할지 결론내야”

김정식 “석공 감산·감원 촉각 … 비축무연탄·관광개발 기금 등 재원 확보 방안 마련”

조명호 “관광진흥기금 폐광지역개발에 활용 … 대체산업 유치·광역 SOC 대책 확충”

신윤창 “폐광지역 안정화 위해 카지노 규모 확대 '특별시' 개념 행정구역 개편 필요”

함억철 “산업의 균형적 개발계획 수립 … 강원남부 4개 시·군 공동체 기반사업 요구”

■토 론 △김진필 태백시번영회장

△김정식 태백시의원

△조명호 강원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신윤창 강원대 교수

△안중식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 이사

△함억철 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이수황 태백시 경영전략과장

■사 회 △김용욱 강원관광대학 교수

◇흔히들 12·12 정신이야말로 태백지역사회를 지탱해 오고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10주년을 맞는 의미는 무엇인가

△김진필 태백시번영회장=10년 전 태백시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아직도 생생하다. 정부의 무책임한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인해 12만명이던 인구는 6만명으로 두동강이 났고 지역경제 피폐로 태백시 존립기반이 붕괴되는 위기상황이었다. 시민들은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중앙로 거리에는 3만여명이 운집했고 삭발과 단식농성, 무연탄 수송 열차를 막는 목숨을 건 생존권 투쟁을 했다. 이 결과 정부와 5개 항의 합의사항을 도출해 냈고 폐광도시가 관광·스포츠도시로 진일보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태백시가 자립경제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합의사항 중 2항을 얻어내야 하고 이것이 곧 시민들의 살길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또 12·12 기념식이 단순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과 예술인 단체 등이 참여하는 일정기간의 문화행사로 치러져 지역사랑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2·12 시민 총궐기대회를 통해 얻은 성과는 무엇이며 그 후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이수황 태백시 경영전략과장=정확하게 10년 전인 1999년 12월23일 정부와 합의한 5개 항은 석탄가격안정자금 지원과 대체산업 육성, 공공 또는 민간연수원 유치, 공공부문 부족사업비 지원, 중앙현안대책반 정례모임 개최 등이다. 탄광지역개발사업비로 총 28개 사업 2,517억원이 지원돼 내년 준공을 앞둔 국민안전체험테마파크를 제외한 27개 사업이 마무리됐다. 분야별로는 관광레저분야 6개 사업에 1,210억원이 지원됐고 체육시설 5개 사업에 329억원이, 후생복지사업으로 진폐요양원 건립 기반조성비 17억원, 대체산업유치 차원에서는 장성농공단지가 조성됐다.

◇당시 체결한 정부와의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해법은 없나

△안중식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 이사=당시 합의사항 가운데 정부측은 1항과 2항을 동일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즉, 1항인 10년간 1조원의 탄광지역개발비(탄개비) 지원과 2항인 3,000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있는 중소기업 유치인데 너무 생각이 다른 부분이다.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가 전문집단이 아니다 보니 애로사항과 추진에 문제가 있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합의사항 2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대체산업 육성과 관련해 현안대책위가 중앙부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시민들의 고견이 필요한 때이다. 또 장기적으로 볼 때 태백과 삼척지역의 감산·감원정책은 제2의 석탄산업합리화로 볼 수 있다. 이를 막아야 하고 관광진흥기금을 지식경제부로 돌려 폐광지역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과 폐특법 2차 연장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 2003년 강원랜드와 합의한 사항이 10년 전 마인드와 똑같다. 능동적으로 합의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의 합의사항이미완성적이고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또 시민들 사이에 정부와 강원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대안은 무엇인가

△김정식 태백시의원=10년간 1조원씩 지원한다는 것을 잘못 알고 있는데 여기에는 가행탄광에 대한 지원금을 빼고 나면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2,7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국민안전체험테마파크는 내년 준공을 위해 544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한데 정부는 171억원만 지원하고 더 이상 지원할 의지가 없다. 부족분 372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강원도가 주도하는 비축무연탄 기금 조례안 개정을 반대했고 현재 계류중에 있다. 278만 톤의 비축무연탄 판매대금을 배분규정에 맞도록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 도로부터 폐광개발기금 400억원을 더 받아야 하고 연간 1,000억원의 강원랜드 관광개발기금을 폐광지역에 사용될 수 있도록 이광재 국회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압박하고 있다. 폐광 투쟁의 산물을 정작 폐광주민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 석공의 감산·감원에 촉각을 기울여야 하고 2011년부터 정부 지원이 없는 만큼 비축무연탄 기금과 합의문 2호 사항, 관광개발기금 등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투쟁도 불사해야 한다.

◇태백시 등 폐광지역개발사업 방향에 대해 다양한 정책이 수립되고 있는데 강원발전연구원의 견해는

△조명호 강원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정부는 폐특법 제정 이후 10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폐광지역의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투자재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폐광지역 개발방향을 결정짓는 데는 투자재원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강원랜드의 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관건이다. 강원랜드가 연간 국세 등 1조7,000억원을 내는 반면 지방세나 폐광기금은 6,8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치상 비중에도 너무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국세는 어쩔 수 없다 해도 관광진흥기금은 폐광지역개발에 활용돼야 한다. 또 폐광지역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태백지역은 관광분야에서는 많은 투자와 노력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된다. 대체산업을 유치하고 관광객 유인 및 컨벤션 활성화를 위해 접근이 용이하도록 광역 SOC 대책이 확충돼야 한다.

◇폐광지역개발사업의 중심에 서 있는 강원랜드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신윤창 강원대 교수=강원랜드는 강원도 신성장동력산업이라고 칭할 만큼 아주 중요한 기업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국가가 경영하는 공기업이며 내국인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리조트이다. 국가가 경영하는 공기업은 투명하다. 이참에 제안을 하고 싶다. 강원랜드에 대한 시각을 바꿔 보자는 것이다. 마카오는 현재 라스베이거스 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연간 중국 관광객 5,00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폐특법이 반드시 연장돼야 하고 폐광지역 안정화를 위해서는 강원랜드 카지노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 또 장기적인 안목에서 폐광지역 공동의 '특별시' 개념의 행정구역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민 총궐기대회가 10년을 맞았는데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자세와 개발방향은

△함억철 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특정산업에 치우치지 말고 산업의 균형적 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석탄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하는 것을 전제로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 국가정책산업을 유치하고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이용한 고원관광 및 휴양레포츠 도시개발로 외부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쏟는 한편 강원랜드와 연계한 강원남부 커뮤니티 비즈니스(지역공동체 기반사업) 고원리조트 타운 건설이 요구된다. 이는 강원 남부 4개 시·군의 독립적인 개발은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래의 태백시는 황지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장성권은 석공 장성광업소와 E-시티 안전체험테마파크를 위시한 교육 및 신주거(웰빙·헬스케어)도시로, 철암지역은 산업도시(동점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철암농공단지와 연계)로, 황연·삼수지역은 녹색전원도시(풍력발전·청정농산물·관광농원)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태백=황만진기자 h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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