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속담에 “참을 인(忍)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참을 인자 네 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때도 많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더 메말라가기 때문입니다.
목사로서 가장 곤혹스러운 때는 다름 아닌 차량 운전을 할 때입니다.
차량운전이 힘들거나 어렵기 때문이 아닙니다.
목회자의 영성을 가장 많이 떨어뜨리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차량운전을 하기에 가장 어려운 때는 바로 퇴근 시간에 맞물리는 저녁 때입니다.
저녁 예배시간은 점점 다가오지만 교통은 혼잡합니다.
쫓기듯 운전하다보면 은혜롭게 준비했던 말씀도 다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도로 위에서 부대끼다가 지치고 얼굴에 핏대가 서있고 격앙된 어조로 설교 강단에 설 때도 사실 한두 번이 아닙니다.
며칠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저녁 예배를 마치고 성도들을 태우고 차량 운전을 했습니다.
교차로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뒤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가 출발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새치기를 하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을 일으켰습니다.
제 차는 이미 중앙선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차는 아무렇지도 않게 끼어들기에 성공을 했다는 듯 제 갈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순간 ‘저 차를 따라가서 위험한 상황을 유발한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지않아 차는 다음 교차로에 섰고 저는 창문을 내렸습니다.
마음속에서는 무수한 말을 퍼붓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바로 뒤에는 성도들이 가득 타고 있었고, 더욱이 나는 목사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기 때문입니다.
격했던 감정도 한 순간 이었습니다.
‘성도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날 조용히 창문을 올리고 참을 인(忍)자 네 개를 썼습니다.
장동식 담임목사 춘천 새소망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