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국어이야기]나무꾼, 나뭇군, 나뭇꾼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옷을 감추고 선녀와 함께 살게 된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① 나무군 ② 나무꾼 ③ 나뭇군 ④ 나뭇꾼

땔나무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은 ‘나뭇군, 나무꾼, 나뭇꾼’ 가운데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일까요? 아마도 사이시옷을 사용하여 적은 ‘나뭇군, 나뭇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올바르게 적은 것은 ‘나무꾼’입니다.

‘사이시옷’과 관련하여 다음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 바닷가, 시냇물, 촛불, 아랫방, 지겟작대기

위 낱말들은 모두 ‘바다-가, 시내-물, 초-불, 아래-방, 지게-작대기’와 같이 두 낱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낱말에 ‘사이시옷’을 붙여서 ‘바닷가, 시냇물’ 등과 같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나무꾼’에선 사이시옷을 쓰지 않았을까요? 우리말의 여러 가지 규칙 가운데 ‘사이시옷’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수록 더 헷갈리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규칙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왜 ‘나무꾼’이 올바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나뭇가지, 나뭇잎, 나무꾼

‘나뭇가지, 나뭇잎’에는 ‘사이시옷’이 사용하였는데 ‘나무꾼’에서는 왜 ‘사이시옷’을 사용하지 않았을까요? ‘사이시옷’을 사용하는 다음 규정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이시옷’ - 순 우리말 또는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바뀌어 나거나, ②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따위에 받쳐 적는다.

㉡의 낱말들을 소리 나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나뭇가지[나무까지], 나뭇잎[나문닙], 나무꾼[나무꾼]

사이시옷을 사용하는 기준은 두 낱말이 합해졌을 때 소리 나는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나뭇가지’로 적은 것은 위의 ①의 규칙에 따른 것입니다.

즉, ‘가지’가 [까지]라는 된소리로 변동된 것이기에 사이시옷을 받쳐 적은 것입니다.

‘나뭇잎’으로 적은 것은 규칙 ②에 따른 것입니다.

‘나무-잎’이 [나문닙]으로 ‘ㄴㄴ’소리가 덧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무꾼’의 경우는 앞의 두 경우와 다릅니다.

‘나무-군’이 [나무꾼]으로 소리 나는 것이 아니고, 원래 ‘나무-꾼’이기 때문입니다.

‘-꾼’에 대한 다음 설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꾼 - ①‘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또는 ‘어떤 일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낱말.

예) 나무꾼/노름꾼/도굴꾼/사기꾼/사냥꾼/주정꾼.

②‘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의 뜻을 더하는 낱말 예) 구경꾼/일꾼.

한글맞춤법 개정(1988) 이전에는 ‘군’을 표준으로 사용하였기에 ‘나뭇군’을 표준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새 규정에 의하면 ‘-꾼’을 표준으로 바꾸었습니다.

‘꾼’은 된소리로 바뀌어 소리 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글자대로 소리 나는 것일 뿐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사이시옷’ 규정 ①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입니다.

‘사기꾼’을 ‘사깃꾼’으로 적지 않는 것도 이러한 원칙과 같습니다.

신권식 춘천교대부설초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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