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DMZ내 야생동물 의문의 집단폐사

 -양구·화천지역 너구리 수십마리 계곡 곳곳서 죽은채 발견

【양구】양구와 화천지역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야생동물 폐사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28일 환경단체 및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화천지역 평화의 댐과 양구군 방산면 천미리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몸통 군데군데의 털이 빠지거나 죽어 있는 너구리가 자주 발견됐다.

 또 올 들어서는 수십마리의 너구리가 죽은 채로 산간계곡 곳곳에서 발견되는 등 야생동물들의 폐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자치단체를 비롯한 관계기관에서는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너구리 집단폐사 원인이 전염성 질병이나 광견병인지, 아니면 자연사인지 조차 확인되지 않아 발빠른 원인규명과 방역 및 보호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야생동물전문가인 A씨는 “올들어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몸통 곳곳이나 전체가 털이 빠진채 폐사된 수십마리의 너구리가 발견된 것을 감안할때 확인되지 않은 사체는 수백마리는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자칫 너구리 멸종은 물론 토끼 고라니 여우 등 다른 야생동물로 전파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관계기관의 발빠른 실태파악과 전염성 질병유무 및 감염경로 등 집단폐사에 대한 원인규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근 양구를 비롯한 도내 산간지역에서 개선충(개옴)이나 모낭충, 곰팡이 등 피부병에 걸린 너구리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어 집단 폐사와의 연관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종택도야생동물구조센터소장(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최근 구조센터에 신고된 너구리들 중에는 털이 빠지고 피부에 딱지가 생기는 등의 개선충에 걸린 너구리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폐사된 너구리의 사인은 아직 알 수 없으나 개선충의 경우,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는 병인만큼 실태조사 등이 진행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래석기자


 미니해설-개선충(疥癬蟲, itch mite)

 몸길이 0.3∼0.4mm이다. 편평한 원반형 진드기이다. 몸에는 무수한 평행 주름무늬가 있다. 다리는 원뿔모양이며 굵고 짧다. 진드기류 중에서 드물게 사람의 피부에 기생한다. 암컷은 알을 낳을 때 피부에 파고들어 개선(옴)이라는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충인데, 이것이 인체에 기생하면 몹시 가렵다.

 불결한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많이 생기며 손과 속옷 등을 통해 감염된다. 주로 손가락 사이나 팔꿈치와 무릎 주변,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배꼽 둘레에 기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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