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집중호우 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강원도내 지하주차장 상당수가 침수 방지 시설을 갖추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찾은 춘천시 후평동의 한 지하주차장. 이곳은 재난 시 주민 대피공간으로도 활용되는 시설이지만, 집중호우 때 빗물 유입을 막는 물막이판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주차장 주변에서도 모래주머니 등 임시 방재 장비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지천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아파트는 침수 우려 공동주택으로 분류돼 물막이판을 구비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장마철에도 실제 설치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만난 홍모(75)씨는 “지난해 가을 내내 비가 왔을 때는 공지천이 범람하는 것 아닌가 걱정됐다”며 “침수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커지는 지하주차장에는 예방 시설을 필수로 설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강원도내 공공주택단지 지하주차장 내 물막이판 설치율은 12%에 그친다. 전체 공동주택단지 532곳 중 물막이판이 설치된 곳은 70여 곳 뿐이다. 침수 우려 공동주택으로 분류된 49개 단지 중에서도 물막이판이 설치된 곳은 30여 곳에 그쳤다.
물막이판 설치율이 낮은 이유로는 비용 부담이 꼽힌다. 주차장 입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하려면 5,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이 드는데다 현행법상 침수 위험지역이 아니면 설치를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도내 반지하 주택의 침수 방지 시설 설치도 더딘 상황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침수 이력이 있는 주택을 중심으로 물막이판 설치를 권고하고 있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집값 하락을 우려해 설치를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침수 방지 시설은 폭우로 인한 재산·인명피해를 줄이는 최소한의 장치인 만큼 장마철을 앞두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막이판은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를 낮추는 효과가 큰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업 홍보와 계도가 필요하다”며 “재정 여건이 된다면 지원 보조 방식보다 예산 전액 지원으로 피해 대응력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