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인수인계 체제에 돌입했다. 지자체별로 인수위원회가 속속 구성돼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임기 동안 추진돼 온 사업들을 검토하고 향후 4년의 시정·도정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과거에 비해 인수인계 과정이 한층 체계화되고 정돈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기나 리더십 이행기마다 어김없이 고개를 드는 고질적인 병폐와 치안·안전상의 공백 우려는 여전히 지방행정의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지금, 지자체들이 제일 경계해야 할 핵심 가치는 다름 아닌 ‘시·군정의 연속성''과 ‘단절 없는 행정 서비스''다. 인수위 활동이 가시화되면서 가장 먼저 염려되는 대목은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와 눈치 보기다. 신임 단체장의 눈에 들기 위해 본연의 업무 대신 줄서기에 급급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피하고자 현안 결정을 미루는 이른바 ‘몸 사리기'' 행태다. 인사권자의 교체를 앞두고 조직이 술렁이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나, 이것이 도를 넘어 행정의 정체로 연계돼선 결코 안 된다.
공무원들이 차기 권력의 향배에만 신경을 쓰며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공직사회는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야 하며, 차기 단체장들 역시 능력과 전문성 위주의 탕평 인사를 예고함으로써 공직사회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한다. 더욱이 민선 9기가 출범하는 7월 초는 계절적으로 매년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 자연재해가 집중되는 시기다.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하기 힘든 게릴라성 폭우와 극한 호우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 인수인계기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자칫 대형 수해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재난 관리와 현장 대응은 1분 1초를 다투는 긴박한 영역이다. 현 단체장과 차기 단체장, 그리고 인수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과 상습 침수 구역 점검, 배수 펌프장 가동 상태 확인 등 수해 예방 시스템을 이중·삼중으로 촘촘하게 확인해야 한다.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는 핑계로 현장 점검을 소홀히 하거나 매뉴얼 작동에 시차가 발생한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 공백을 넘어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직무유기가 된다. 재난 안전 분야만큼은 민선 8기와 9기 사이의 빈틈이 제로(Zero)가 되도록 완벽한 핫라인과 협조 체계를 확립해야 마땅하다. 내년도 예산 편성을 위한 기초 작업 역시 한 치의 소홀함도 허용되지 않는 중차대한 과제다. 지자체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안 편성은 통상 여름철에 본격적인 조율과 뼈대 구축이 이뤄진다. 민선 9기의 신규 공약 사업을 예산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기존의 민생 예산과 지속 사업들이 단절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