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기회를 찾아 움직이고 기업은 인재를 따라 이동한다. 지역소멸은 흔히 청년 유출과 일자리 부족 문제로만 인식되지만, 근본적으로는 산업기반의 약화라는 구조적 요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강원의 미래는 어떤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기업 유치 공약이 주요한 이슈로 부각된 점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주도 균형성장 전략은 강원경제의 새로운 도약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강원의 현실에 맞는 해법을 찾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일이다.
강원경제의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무겁다. 그간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관광·서비스업 중심의 성장을 이어온 결과, 서비스업이 지역내총생산(GR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편중된 산업 구조가 형성됐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최근의 내수 부진과 건설경기 침체는 지역경제 전반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전통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는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기 어렵고, 이는 첨단 산업과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중심의 경제 구조가 곧 성장 정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혁신도시들은 기존 산업과 지역 자산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바르셀로나는 관광도시의 강점을 바탕으로 혁신지구를 조성해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육성했고, 헬싱키는 ICT 기술인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알토대 중심의 창업 생태계와 연결해 스타트업 도시로 성장했다. 국제금융과 비즈니스 서비스 중심 도시였던 암스테르담 역시 디지털 경제와 지식기반 산업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였다. 이들은 무분별한 다변화보다 지역의 강점에 자원을 집중했고,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기업, 투자자가 결합된 혁신 생태계를 구축했다. 특히 헬싱키의 알토대와 바르셀로나 혁신지구 사례는 대학이 연구개발과 창업, 인재 정착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강원경제 역시 이러한 방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우선 관광산업은 단순 방문형 산업에서 벗어나 디지털·데이터 기반의 체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원주의 의료기기·디지털 헬스케어와 춘천의 바이오·AI 융합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도내 거점 대학들이 연구와 창업, 기업 성장을 연결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AI 확산은 지역 산업 전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관광 분야에서는 수요 예측과 맞춤형 서비스 고도화가 가능하고, 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데이터 기반 진단·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도 기여한다. AI는 강원경제 도약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도 뒷받침돼야 한다. 강원특별법에 따른 규제 특례는 산업 실험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기업과 인재가 찾아오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여기에 도내 대학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 협력과 창업 생태계가 맞물릴 때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강원의 미래는 산업경쟁력에 달려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키우고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투자와 혁신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때 강원경제는 새로운 성장 경로에 들어설 수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도 지역경제 분석과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강원경제의 체질 개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장현정기자 hyun@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