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전국 광역단체장, 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총 4227명을 선출하는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 과정에서 빚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 송파구 투표소 앞에 모인 시위대는 이틀째 대치를 이어가며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함 반출을 막고 있다. 현재 반출되지 못한 투표함 2개에는 약 2천명의 투표분이 담긴 것으로 선관위는 추산했다.
4일 정오 기준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 등 약 35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 입구를 둘러싼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새벽 300여명에서 오전 8시께 170명 수준까지 줄었던 인원은 시간이 지나며 다시 늘어났다.
투표소 앞에 서서 구호를 외치던 시위대는 오전 10시 30분께 건물 앞에 플라스틱 의자를 가져다 놓고 농성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개표 중단”, “선거 무효”,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에도 현장 분위기는 변화가 없었다.
한 보수 성향 유튜버는 “오세훈이 당선됐다고 잘못된 선거를 받아들여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부정선거”라며 투표함을 증거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도 현장을 찾아 시위대와 함께 투표소 앞을 지켰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이 투표하지 못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민주주의의 기본이 무너진 만큼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근 차량이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갈 때마다 시위대가 길을 터주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소음과 통행 불편 등을 이유로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전날 오후 11시 50분께 투표 종료를 공식 확인한 이후 7시간 넘게 투표함 2개를 개표장으로 보내지 못한 상태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투표용지가 동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투표소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해 투표를 진행했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현장을 찾아 “개표 결과가 확정돼야 당선인을 결정할 수 있고 이후 선거 효력에 대한 법적 절차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의 구호에 발언이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김 사무처장이 현장을 떠나는 과정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몸을 밀치며 항의해 혼란이 빚어졌다.
현장에서는 “폭력은 안 된다”, “서부지법 같은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만류하는 목소리와 “잡아라”는 외침이 뒤섞였다.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투표소 내부에 있는 선관위 직원 등의 식사 문제도 나왔다.
김순애 송파구의원은 현장에서 “전날부터 남아 있는 직원과 참관인 등 13명이 제대로 식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음식 반입과 인원 교대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현장 충돌에 대비해 경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인근에는 관할 경찰서 인력과 기동대 등 약 470명이 배치됐다.
기동대 인력이 투표소 앞까지 출동하기도 했으나,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현재는 아파트 단지 밖으로 물러나 대기 태세만 유지하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부터 이곳에 몰린 시위대는 ‘개표 즉각 중단’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를 외쳤다. 현장에는 20∼30대 남성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 남성은 “이미 선거의 형평성은 깨졌다. 여기 온 사람들은 다 안다. 일반 시민들도 다 분노하고 공감하고 있다. 하루빨리 선관위가 올바르게 대처해주길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남성은 “우리가 여기를 지키지 못하면 다음에는 선거가 없다”며 “마지막으로 부정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선거가 이번 선거”라고 주장했다.
밤사이 국민의힘 김재섭·김은혜·신동욱 의원 등이 잇달아 현장을 찾았으나 교착 상태는 풀리지 않았다.
한편 선관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0분 기준,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를 비롯한 12개 투표소와 강남구 1개 투표소, 광진구 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과천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