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관심 속에 치러진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도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든 후보자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 선택을 받은 당선인들께는 진심 어린 축하를,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한 분들께는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새롭게 출발하는 지방정부 앞에는 더 큰 과제가 놓여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금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청년 유출이라는 절박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도민의 한 표에는 이 위기를 넘어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고, 정착하며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만들어 달라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화합의 리더십이다. 당선인은 자신을 지지한 사람만의 대표가 아니라 도민 전체의 대표다. 나와 다른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선거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치유하며, 지역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승자의 독식이나 논공행상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는 낮고 따뜻한 정치가 필요한 때다.
이와 함께 새 지방정부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대학과 지자체가 더욱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제 지역 발전은 지자체의 행정력만으로도, 대학의 교육과 연구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지역의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곳은 지자체이고, 그 문제를 지식과 연구,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은 대학이다. 양자가 힘을 모을 때 비로소 지역혁신은 현실이 되고,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의 대학이 지식을 가르치는 공간에 머물렀다면, 오늘날의 대학은 지역 혁신을 이끄는 플랫폼이자 성장 엔진이다. 특히 지방대학은 지역 인재를 키우고, 기업과 산업을 지원하며, 지역사회의 미래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핵심 동반자이다. 따라서 대학과 지자체의 관계는 단순한 협력 수준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야 한다.
강원대는 올해 3월 대한민국 최초의 ‘강원 1도 1국립대학’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앞에서 대학이 먼저 스스로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과 함께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선택한 담대한 전환이었다. 민선 9기 지방정부는 대학을 정책의 수혜 대상이 아닌 지역 발전의 공동 설계자이자 실행 파트너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학은 연구 결과를 제공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자체는 정책과 행정으로 이를 실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강원대가 RISE 사업을 통해 운영한 ‘스마트 시니어 리더 양성 과정’은 이러한 지학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디지털 소외를 겪던 어르신들이 키오스크와 인공지능(AI)을 배우며 일상의 자신감을 되찾고 지역사회 활동의 주체로 성장하는 모습은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이 도민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비롯한 거점국립대학 육성 정책 역시 지자체와 대학의 협력이 전제될 때 성공할 수 있다. 거점국립대학을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이를 지역 산업과 연결하겠다는 방향은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 전략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지방정부는 대학 경쟁력 강화를 지역 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에 나서야 한다.
대학의 성장은 곧 지역의 성장이다. 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키우고 연구 역량을 높일수록 기업이 모여들고, 기업이 성장할수록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이유도 커진다. 결국 지역대학의 경쟁력은 지역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
강원대 역시 도민이 키워준 대학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 강의실과 연구실의 문을 더욱 넓게 열고 지역사회 속으로 깊이 들어가겠다.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며, 강원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겠다. 민선 9기 지방정부와 강원대가 상생과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갈 때, 강원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역혁신의 성공 사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책임지는 굳건한 ‘지학(地學) 연대’가 강원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