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대구 신천에서 50대 여성의 시신이 담긴 캐리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서 시신이 담긴 캐리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지나가던 시민이 캐리어가 물 위에 떠 있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용 가방을 범행 도구로 삼는 이른바 '은닉형 범죄'가 다시 발생하자 경찰은 북구 통합관제센터 등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정밀 분석해 범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시신이 담긴 캐리어는 회색 계열 대형 여행용 가방으로 발견 당시 신천 물줄기에 반쯤 잠겨 있던 상태였다.
수사팀은 캐리어가 전날 내린 비로 불어난 물을 타고 상류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하는 수법은 범행 후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전형적인 '지연 발견형' 범죄로 꼽힌다.
시신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짐가방처럼 위장해 대중의 눈을 속이고, 물가나 주거지 등 은밀한 장소로 손쉽게 옮길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과거부터 이와 유사한 형태의 강력 범죄는 끊이지 않았다.
2023년 5월 부산에서는 20대 여성 정유정이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낙동강 인근 풀숲에 버렸다가 택시 기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을 치밀하게 유기 장소를 물색하고, 여행용 가방을 준비하는 등 전형적인 계획범죄 양상을 보였다.
2017년 4월 대전에서는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방치하다가 2주 만에 여행용 가방에 담아 집 근처 공터에 버린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장기간 방치하는 비인륜적 사례도 적지 않다.
2008년 10월 경남 거제에서는 동거녀를 살해한 뒤 여행용 가방에 넣은 뒤 그 위에 시멘트를 부어 옥탑방 야외 베란다에 숨긴 사건이 8년 뒤인 2016년에 밝혀지기도 했다.
경기 포천에서는 2022년 11월 생후 15개월 된 딸이 숨지자 시신을 캐리어와 옥상 김치통에 옮겨가며 3년 넘게 시신을 숨긴 부모가 검거되기도 했다.
2019년 9월 대전에서는 생후 닷새 만에 영아가 숨지자 친모가 시신을 여행용 가방 안에 넣고 방치하고 잠적했다가 집주인이 2023년 10월 집기류 정리 도중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수사 전문가들은 캐리어를 이용한 시신 유기는 사체 부패를 가속하거나 증거를 훼손해 수사 초기 실체 파악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번 대구 칠성교 사건처럼 수중에서 발견될 경우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한 여성의 신원이 밝혀진 만큼 시신 상태와 발견 경위를 분석해 사망 경위와 범죄 혐의 유무 등 종합적으로 수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