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서 경련은 결코 드문 증상이 아니다. 전체 인구의 3~5%에서 경험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응급 상황이다.
아이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면 보호자는 극도의 공포를 느낀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구토로 인한 질식을 막기 위해 아이를 옆으로 눕히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주고, 경련이 시작된 시간과 양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경련이 3~5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경련 지속 상태(status epilepticus)’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지체 없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다행히 전형적인 열성경련의 경우 특별한 정밀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15분 이상 경련이 지속되거나 비전형적 경련이 발생하면 24시간 내 두 차례 이상 반복되는 경우 경련이 신체 일부에 국한돼 나타나면 뇌척수액 검사, 뇌파 검사, 뇌 MRI 등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실제 가장 흔한 형태는 단순 열성경련이다. 열의 원인을 확인하고 합병증을 배제하기 위해 경련이 멈춘 뒤에도 가능한 한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만약 경련이 중첩되어 이어진다면 즉시 응급 이송이 필요하다. 다만 현실은 이론처럼 단순하지 않다. 모든 소아 경련 환자가 즉각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특히 강원 영동권은 2024년 이후 소아 응급진료 여건이 악화되면서 경련 환자 진료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119는 신고가 접수되면 구급상담상황실을 통해 이송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녀야 한다.
지난 2024년 1월 2일, 기존의 강원도 구급상담상황실은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10조의2에 근거해 구급상황관리센터로 확대·개편됐다.
총 14명이 4개 조로 나뉘어 2교대로 근무하는 이곳은 단순한 전화 상담실이 아니다.
이들의 업무는 광범위하다. △질병 상담 및 응급처치 지도 △의료자원 정보 안내 △환자 중증도 분류 △현장 구급대와의 상황 공유 △중증도에 따른 적정 병원 및 이송 수단(헬기 포함) 결정 △대형 재난 시 유관기관 협조 요청 △응급의료 정보 수집 및 구급 품질 관리 환자와 병원을 연결하는 관제 창구로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잇는 통로이며 또 다른 병원으로 이어지는 창문이다.
강원대병원 응급실을 찾는 아이들의 주소를 떠올려 보면, 의료 공백의 지도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가평군은 오래전부터 강원대학교병원 진료권으로 인식돼있다. 물놀이 사고로 빠진 아이들이 종종 이곳으로 이송된다. 하지만 거리로 보면 상황이 복잡하다.
남양주에서는 강원대학교병원까지 약 80㎞, 67분으로 1시간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한양대학교구리병원까지는 10㎞로 15분이면 도착한다. 서울아산병원도 22㎞, 21분 거리다. 그럼에도 일부 아이들은 강원대병원을 찾는다.
양평군도 강원대학교병원까지 75㎞, 63분이 소요되지만 더 가까운 대형병원이 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은 북쪽으로 온다.
강원 북부 접경지역인 화천, 양구, 인제, 홍천, 횡성도 군부대가 위치해 있어 소아 인구가 적지 않다.
읍내에는 전통적으로 강원대병원 진료권으로 인식되어 왔고, 화천 사창리, 양구, 인제도 35~6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영동권으로 가면 상황은 심각하다. 경련 중인 아이가 강원대병원에 오려면 2시간 이상 걸린다.
해가 바뀔수록 이 거리는 더 멀어지는 듯하지만, 이상하게도 체감되는 거리감은 오히려 무뎌진다.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거리의 비현실성이 일상이 된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거리감의 상실은 소아 경련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아 응급 전반에 걸친 구조적 현실이다.
모든 아이들을 다 담아낼 수 있는 거대한 그릇이 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 한계를 알고 있다. 소아과 의료진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365일 당직 전화를 받아주는 소아외과 교수, 열상 환아를 봉합하는 성형외과 의료진 등 많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최근 여러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소아응급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 오늘은 아직 부족함이 남아 있지만, 다음에는 조금은 나아진 근황을 기록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