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이 아니면 농지를 구매하기 어려운 규제가 시행되면서 강원지역에서 농지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고령에 농사를 접고 싶은 농업인들이 농지를 팔지 못해 생계난까지 겪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도내에서 매매된 농지는 1만 2,552필지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이처럼 농지 거래가 줄어든 원인 중 하나로 개정된 농지법이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5월부터 농지 취득 자격증명 심사와 사후관리 및 과태료 규정을 강화한 농지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농지를 취득하려면 취득자의 직업, 영농경력, 영농거리 등을 포함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취득요건이 까다로워졌다. 외지인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농사를 접고 싶은 고령의 농업인들은 '출구'를 찾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2만㎡ 규모의 밭을 소유하고 있는 김모(72·정선 신동읍)씨는 고령으로 농사를 짓기가 힘들어지자 지난 1월 7,000㎡의 밭을 부동산에 내놓았지만 매수 문의는 한 번도 없었다. 김씨는 “농사를 물려줄 후계가 없어 앞으로 땅을 모두 처분해야 하는데 당장 내놓은 땅도 안 팔려 걱정”이라고 말했다.
영세농들에게 타격은 더욱 크다. 인제 인제읍의 6,000㎡ 규모 밭에서 고추를 재배하던 안모(67)씨는 계속되는 작황 실패로 빚이 쌓이자 농사를 관두기로 결심했다. 고추 수확이 끝난 지난해 12월 김씨는 밭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다. 김씨는 “올해는 농사도 짓지 않았는데 땅이 팔리지 않아 빚만 더 늘게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기 가능성이 낮은 지역까지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병훈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외부 인력과 자본의 유입을 막아 농촌 소멸을 더 가속화 시킬 소지가 있다"며 "지역별 현황을 따져 투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농지 우선으로 취득 제한을 하는 조치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