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후보들을 패러디한 정치 풍자 'SNL코리아'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방송가에 따르면 매주 토요일 저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 업로드되는 'SNL코리아' 시즌2 오프닝 코너는 언론에 제기된 의혹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동치미 같은 맛을 이끌어낸다.
약 4분 분량의 오프닝 코너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부를 떠올리게 하는 분장을 한 출연진이 등장한다. 최근 공개된 회차에는 안철수 후보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도 추가됐다.
특히 흰 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머리카락이 얼굴 옆으로 흘러내린 일명 '애교머리'를 한 주현영은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꼭 닮은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윤석열 후보로 분한 김민교는 말을 할 때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이른바 '도리도리' 제스처로, 이재명 후보로 분한 권혁수는 흰머리 가발을 쓰고 툭툭 대사를 던진 뒤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으로 후보들의 특징을 날카롭게 잡아냈다.
이들은 두 후보와 관련해 언론에 제기된 의혹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1회에서 김민교는 이재명 후보의 아들 불법 도박 의혹을 들춰내며 "아드님이 PC방에서 뭐 걸고, 그런걸 좋아하시나 봐요"라고 꼬집었고, 주현영은 학력위조 논란에 휩싸인 김건희씨를 패러디하며 "문화센터에 한 번 나갔어요. 그것도 나가긴 나간 거니까"라고 했다.
2회에서는 김건희씨의 사과 기자회견 장면이 재연됐다. 주현영은 기자회견 당시 바뀐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김건희씨를 따라 단발로 머리 모양을 바꿨고, 분리수거를 하러 나온 설정으로 "제가 없어져 남편이 분리수거 덜 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로 분한 정이랑은 "제 남편은 주식으로 돈을 3배 불려 오기도 했다", "정이 많아서 조카 일도 마치 자기일처럼 나서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작전주 투자 논란, 조카의 살인사건을 변호한 경력 등을 빗댔다.
3회에서는 광화문 뒤쪽 '지붕이 파란 집'으로 이사 가려고 한다는 두 부부의 설전 속에서 정상훈을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로 분장해 등장시켰다.
이 같은 정치 풍자 코너는 클립 영상으로 온라인상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부부를 패러디한 첫회 오프닝 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160만을 넘어섰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치풍자는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지 않는 이상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영역"이라며 "사람들이 해당 코너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그대로 반영돼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는 등 어떤 잣대를 자꾸 들이대면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