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원주 다방 여주인 살인사건의 범인이 14년 만에 밝혀졌다. 강원지방경찰청 미제사건범죄수사대는 2003년 발생한 원주 다방 여주인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A(당시 40세)씨를 특정했다고 6일 밝혔다.
사건은 2003년 11월 16일 원주시 학성동 원주역 인근 다방에서 주인 이모(여·당시 56세)씨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지인 황모(여·당시 54)씨가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숨진 이씨는 목, 가슴, 옆구리 등 10여 곳을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당시 다방 종업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 발생 직전 이씨와 단둘이 다방에 남았던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다방 테이블에 놓여있던 물컵에서 남성의 쪽지문도 확보했다. 하지만 지문을 이루는 곡선인 융선이 뚜렷하지 않고 다방 내부와 주변 도로에 CCTV가 없어 신원을 확인할 단서는 끝내 찾지 못했다.
14년이 흘러 경찰은 지난 9월 물컵에 남은 쪽지문과 범행에 쓰인 흉기 등 중요 증거물의 재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현장 쪽지문이 A씨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범행 다음날 충북 청주의 한 모텔에서 스스로 극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의자 A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장기 미제 사건은 올 들어 2건이 해결돼 13건이 남았다.
정윤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