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유가·원료 값 오름세, 물가 관리에 집중해야 할 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 상승 속 전기·가스요금 인상설과 함께 코코아, 설탕 등 원재료 가격도 오르고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지난 7~11일) 도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673.25원으로 1주일 전보다 26.29원 인상됐다. 경유 가격은 전주 대비 11.1원 뛴 ℓ당 1,551.30원으로 조사됐다. 도내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상승세다. 여기에 더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11일(현지시간)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1만373달러(약 1,430만원)로 1주일 만에 9.6% 올랐다. 한 달 전에 비해 54.18%, 올해 초와 비교하면 142.6% 폭등한 것이다. 코코아 가격이 이처럼 치솟은 것은 지난해 가뭄 등 기후 재해와 병충해 확산으로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량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설탕 가격도 강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3년 설탕 가격지수가 평균 145.0으로 전년(114.5) 대비 26.6% 올랐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원료 값도 상승하고 있어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제품 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가를 잡아야 할 판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전망도 불투명하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화하고 국제 유가와 환율 불안은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기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도 임박했다. 전기·가스료 등 공공부문 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 국제 연료 가격, 경기 등을 고려해 인상 여부와 시기 등을 판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고물가 외에 고유가·고환율·재정적자·국가부채 문제까지 한꺼번에 터지고 있어 서민 경제가 깊은 난국에 빠져들고 있다. 이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가를 먼저 잡아야 한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고 일상의 부담과 어려움은 커진다.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소비 심리 위축이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고물가는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전환에도 걸림돌이다. 외부적 변수는 어쩔 수 없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가 세밀한 전략을 짜야 한다. 그래야 수출 호조로 살아난 온기로 서민 고통을 줄이고 소비 심리와 경기 회복 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 서민 경제가 더는 피폐해지지 않도록 정부와 여야는 물가 관리에 모두 집중하기 바란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