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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북부내륙권 협의회로 상생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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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한 춘천시장

봄이 되면서 필자는 경기도 가평군과 양구, 인제 군수님을 찾아 공동현안을 상의한 바 있다. 서로 인접한 도시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지역 간의 삶의 질 격차를 줄이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도 줄이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나라의 성장잠재력이 둔화되면서, 광역적 협력은 이제 선택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안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을 지켜나가면서, 밖으로는 메가시티 수준의 광역적 대응이 불가피한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이제는 어느 한 지역이나 도시 안에 갇히지 않고 국가 미래를 위해 전혀 다른 차원의 협력적 행정체계를 차분하게 논의할 때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지역 간 경계를 초월하여 다양한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한 지역만으로 구축하기 버거운 시설, 복지체계, 행정서비스를 함께 만들고 함께 사용하는 것이 용이하게 되었다. 이것이 주민복리 극대화를 위해 훨씬 이로운 방식인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시정을 담당한 후,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는 물론, 경기도 가평까지 찾아다니며 광역적 협의체를 구상했었다. 군수님들께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도 적극 구했다. 그리고 6개 지역 군수님들께서는 기꺼이 서로 동반자가 되기로 마음을 모아 주셨다. 지역의 미래를 더 크고 더 넓게 설계하는 데 하나가 되어주신 것이다. 그 결과 광역적 행정으로 지역소멸 극복과 공동번영의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북부내륙권 행정협의회가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2023년 4월 3일, 협약식을 시작으로 9월, 춘천시가 행정안전부와 강원도, 경기도에 구성 보고를 완료하면서 이 협의회는 지방자치법에 근거하여 효력을 갖게 되었다. 11월에는 대망의 첫 회의가 열리며 본격적인 협력에 속도를 내기에 이르렀다. 7개 시군의 협력사업은 산업, 교육, 관광, 교통 등 전 분야를 아우른다. 또한 다른 지역과 달리 협의회 위원을 시군 부단체장으로 구성하면서 주민이 체감하는 사업들이 보다 실질적이고, 안정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보자. 춘천시는 올해 화장로 1기를 더 늘리는데, 추가 용량의 일부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한다. 또한, 새로이 건립하는 북부공공도서관은 이웃 지역 주민도 널리 사용하게 할 구상이다. 양구군과 인제군과는 소양호수권 광역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강원 북부와 중부를 잇는 고속도로 연결 역시 홍천, 철원, 화천과 적극 협력하게 된다. 가평군과는 국내 최초 광역관광특구 지정을 위해 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뱃길 조성에도 협력하면서 북한강 수변 관광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GTX-B 노선 연장사업도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이미 공동으로 대응해 왔다.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 일부 도시의 서울 편입이 커다란 이슈가 되었었다.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인프라 및 문화, 의료 등의 혜택이 늘어난다는 기대감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른 것이다. 그러나 자원의 배분 문제와 지역 정체성, 자치권 등 세심하게 살펴보면 결코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기 어렵다. 대도시가 인근 도시들을 블랙홀처럼 흡수하는 행태는 지역을 극도로 위축시킬 것이 명약관하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북부내륙권 행정협의회는 이미 확대된 생활권역에 기초해 체계적이고 강한 결속력을 추구하고 있다. 당연히 미래행정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은 투입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추면서도 주민의 행복은 더 높게 만들 것이다. 지역 리더들의 열망도 행정협의회 구성의 당위를 확인해 주고 있다. 필자는 처음 군수님들을 찾아뵙던 그 마음으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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