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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아낀 황희찬, 사커루 사냥의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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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훈련 전 선수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 등극을 노리는 아시아의 호랑이가 사커루(사커+캥거루) 사냥에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를 상대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양 팀의 피파랭킹은 한국이 23위, 호주가 25위로 비슷하며, 역대 전적은 한국이 8승 11무 9패로 근소하게 열세다. 최근 맞대결은 2019년 6월 평가전으로 당시 황의조(노팅엄)의 결승골에 힘입어 한국이 1대0 승리를 거뒀다.

양 팀의 대결은 일본과 이란의 맞대결과 함께 8강 최고의 매치로 평가된다. 양 팀 모두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국이며, 아시아 5강으로 꼽히는 강호들이다. 16강에서도 1번 시드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났던 한국은 2경기 연속 1번 시드 팀을 만나는 불운한 대진을 맞이했다. 우승을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회 가장 큰 고비를 맞은 셈이다.

이번 경기는 호주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국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우디와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8강에 오른 반면, 호주는 한국보다 이틀 먼저 경기를 치러 16강 진출 팀 중 최약체인 인도네시아를 4대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황희찬이 사우디 수비 사이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강전이 끝난 시각을 기준으로 호주는 8강전까지 122시간, 한국은 68시간30분의 여유만 주어졌다. 한국은 고작 이틀 동안만 휴식하고 그라운드로 나와 이틀을 더 쉰 호주를 상대해야 한다. 토너먼트 경기에서 이 정도 휴식 차이는 매우 큰 차이이며, 특히 호주가 강력한 신체를 앞세운 축구를 한다는 점에서 체력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공격의 핵심인 춘천 출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4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고, 수비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매우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한 가운데 한국은 ‘코리안 황소’ 춘천 출신 황희찬(울버햄튼)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황희찬은 엉덩이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을 결장했고, 조별리그 3차전과 16강전도 후반에 교체 투입돼 비교적 체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교체로 들어왔을 때 특유의 저돌성을 앞세워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장신 수비수들로 구성된 호주 수비진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1실점에 그칠 정도로 단단한 모습이지만 발이 느리기 때문에 빠르고 저돌적인 황희찬이라면 호주 수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골을 터트릴 정도로 무서운 활약을 보이고 있는 황희찬이 한국의 4강행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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