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선물·외식·나들이 다 챙기면 100만원 훌쩍…두려움 앞서는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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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식품목 26개 중 25개 전년대비 가격상승
가족 외식 집밥으로 대체·나들이는 무료 행사장에서
"어린이날·어버이날 의미 자체에 집중하는 태도 필요"
외식 프랜차이즈 5월 인상예고 소비자 부담 더 커질 듯

강원일보DB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로 행복해야 할 가정의 달이 두려움이 앞서는 달로 변하고 있다. 외식 가격을 비롯한 각종 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가족과 함께 할 시간에 대한 기대감보다 지출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날 주말 가족 외식을 계획 중이던 직장인 이모(46·춘천시 온의동)씨는 평소 자주 찾던 일식전문점에 예약문의를 했다가 깜짝 놀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인당 2만5,000원이었던 코스요금이 3만원으로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몇 가지 메뉴가 업그레이드 됐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한 번에 5,000원 인상을 납득하긴 어려웠다"며 "줄줄이 돈이 나갈 것을 생각하면 가정의 달인 5월이 원망스럽고 겁날 정도"라고 토로했다.

실제 강원물가정보에 따르면 이달 기준 도내 주요 외식메뉴 26개 품목 중 1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1개 뿐이었다. 평균 상승률은 5.16%다.

햄버거는 도 평균가격이 4,188원으로 1년 전(3,800원)보다 10.21%나 올랐다. 돈가스(1인분)는 9,473원으로 전년 대비 9.97%, 불고기(소고기, 200g)는 1만6,355원으로 8.98% 비싸졌다. 여기에 도내 지점을 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까지 앞다퉈 가격인상에 나서며 물가부담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헉' 소리나는 외식비와 함께 각종 선물, 나들이 비용도 서민들의 표정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주부 홍모(38·영월군 영월읍)씨는 어버이날 외식을 집밥으로 대체 할 예정이다. 홍씨는 "평소처럼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을 비롯해 외식, 나들이를 다 챙기면 100만원 이상의 지출이 예상된다"며 "속상하지만 부모님께는 지난해보다 다소 적은 용돈을 드리는 것으로 형제들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높아진 가정의 달 물가부담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 달 기준 도내 외식물가 전년대비 상승률은 4.23%로 전체 평균(3.16%)을 1.07%포인트 상회했다. 어린이날 대표 방문지인 놀이시설 이용료 상승률은 전체 평균보다 0.55%포인트 높은 3.72%로 나타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며 행복해야 할 가정의 달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선물의 액수나 크기보다 가정의달 의미 자체에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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