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공보의 대폭 감소, 처우개선·의대 정원 확대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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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강원지역 농어촌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공중보건의가 급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도내 신규 공보의 배정인원을 61명으로 통보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해 전역하는 공보의 83명에 비해 22명이나 적다. 올해부터 도내에 근무하게 될 공보의도 248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도내 공보의는 2012년까지 300명대 중반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9년 310명, 2020년 306명까지 감소한 뒤 2022년부터는 200명대 후반 선에 머무는 등 농어촌지역 의사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이탈을 이유로 농어촌지역 공보의를 차출하면서 도내 농어촌의 의료 공백이 심각해진 현실에서 신규 공보의 배치 인원까지 줄면서 지역 의료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농어촌 보건의료기관의 경우 운영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공공의료의 한 축인 공보의 감소로 농촌지역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병·의원 방문이 어려운 농어촌지역 의료 여건은 도시에 비해 열악한 형편이다. 공보의 축소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다. 집 가까운 곳에서 아픈 곳을 제대로 치료할 병·의원을 좀처럼 찾기 힘든 데다가 그나마 보건소나 보건지소가 거의 유일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의사가 없으니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공보의가 부족하다 보니 한명이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환자를 진료하거나 아예 격주로 문을 여는 보건지소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농어촌 의료 공백 심화로 이어지게 된다.

공보의 신규 편입 인력도 2008년까진 연간 2,000명 수준을 유지했으나 의대생 중 복무 기간이 짧은 현역 입대를 희망하는 사례까지 늘면서 전국적으로도 2024년 복무 만료자가 1,018명인 데 비해 신규 배치는 716명에 그치는 등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치과의사와 한의사를 제외하면 일반 의사는 절반 이상 줄었다. 전국 의대 정원이 묶여 있으니 자원 자체가 늘어날 수 없다. 게다가 여학생 비중이 공보의 제도 도입 초기 14%에서 최근엔 35%까지 많아졌다. 남학생들도 복무 기간이 배 이상 긴 공보의보다 현역을 선호한다. 미필자보다 군필자 입학이 많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가 10년 이상 이어진 영향도 크다. 현 상황이 계속되는 한 공보의 감소는 피할 수 없다. 공보의를 늘리려면 공보의 처우를 개선하고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의대 증원이 반드시 관철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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