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소주 가격 마트선 내렸는데 식당은 오히려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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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가공식품 소주 물가 3개월 연속 2.33% 하락
외식 소주는 7.7% 올라 39개 품목 중 상승률 3위

강원일보DB

강원지역 마트, 편의점 등에서 거래되는 소주 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외식업소 소주 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장기화로 메뉴가격 인상에 한계를 느낀 외식업주들이 원재료값 상승분을 주류 가격에 반영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도내 가공식품 소주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2.33% 하락했다. 도내 소주 물가는 지난 1월부터 3개월째 매달 2.33%씩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06년 8월(-2.43%)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도내 소주 물가 하락은 정부의 주세 개편에 따른 것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1월부터 국산 소주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고, 22%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참이슬, 처음처럼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360㎖ 병 제품 기준 각각 2,100원, 1950원에서 1,900원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 인하 흐름에도 도내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 달 도내 외식 소주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7.73% 오르며 39개 외식 세부품목 중 구내식당(9.4%), 맥주(8.4%)에 이어 세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도내 외식 소주 물가는 2021년 6월부터 3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의 소주 가격이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외식업주들이 공공요금, 인건비, 식자재비 등 기타 원가 상승분을 주류 가격에 전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춘천시 퇴계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유모(50)씨는 "최근 1년 사이 납품받는 농산물 가격이 전부 20~30%씩 비싸졌다"며 "그 사이 음식값을 두 번이나 올렸는데 더 이상 올리기 어려워 술값을 올려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8일 춘천, 원주, 강릉 등 도내 고기집, 호프집 10곳의 소주 가격을 확인한 결과 1병 5,000원 선의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외식업계의 행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류 출고가가 상승할 때는 500~1,000원 단위로 판매가를 올리는 반면, 가격인하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원가, 출고가 하락에 대한 정보를 얻기 용이해진 만큼,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상생을 위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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