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손님 없는 전통시장,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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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에 손님이 없다. 전통시장을 이대로 방치해선 곤란하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전통시장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발표한 ‘3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지수(BSI)는 전월 대비 1.5포인트 내린 40.8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북(40.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1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BSI는 3월18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2,400명, 전통시장 상인 1,300명을 대상으로 매출, 자금 사정, 구매고객 수 등을 조사해 집계한 결과다.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그보다 높으면 체감경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느끼는 기업이 많고, 낮으면 악화되고 있다고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대표적인 서민 경제활동 공간임과 동시에 지역 특유의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생활문화 공간이다. 고도화된 유통 시스템 속에서 경제 논리에만 좌우된다면 전통시장은 점차 쇠퇴해갈 수밖에 없다. 이는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갖는 생활문화 공간의 상실과 서민경제 영역의 축소를 뜻한다. 전통시장에 대한 정책적 보호와 육성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속 가능한 전통시장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할 때다. 지속 가능한 전통시장을 만드는 해법은 결국 전통시장 자체에 있다. 전통시장이 자발적으로 변화하는 유통소비 트렌드에 부응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확보해야만 전통시장 상인과 소비자가 유지되고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상인들이 시장 활성화의 의지를 가지고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재정적 지원, 경영 노하우 등 활성화를 위한 여건의 뒷받침이 없이는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 전통시장의 태생적 한계다. 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시장 상인들의 자구적인 노력과 이를 북돋우는 정책적 지원이 결합돼야 전통을 기반으로 미래지향적 문화를 창출하는 전통시장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이러한 인식으로 전통시장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들에 대한 지원책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펴 나가야 한다. 산발적인 지원, 하향식 지원의 한계를 극복해 집약적·체계적이며, 자치적인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야 할 때다. 편의시설 확충, 낡은 시설 개선 등과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의 역량 계발 등 소프트웨어 강화도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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