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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이사금’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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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2대 국왕인 남해 차차웅이 ‘아들 유리 대신 사위 석탈해를 후사로 삼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했다. 하지만 석탈해가 이를 사양한다. 그러면서 “이가 많은 사람이 현명하다고 하니 잇자국 수를 세어서 더 많이 나오는 쪽을 왕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에 유리와 탈해가 떡을 깨물어 잇자국의 수를 세어 ‘잇금’이 많은 남해왕의 아들 유리 이사금이 즉위했다. ▼본디 이사금(尼師今)은 신라 제3대 유리왕으로부터 제18대 실성왕까지 쓰이던 임금의 칭호다. ‘임금’은 중세 국어의 낱말 ‘님금’을 지칭하며, 이사금이 기원이라는 게 정설이다. 이가 많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 현명하고 지혜롭다는 의미다. 아마도 위정자는 통치에 앞서 덕치를 해야 한다는 조상들의 바람일 것이다. ▼‘제헌국회’ 구성을 위한 국회의원 총선거가 1948년 5월10일 실시됐다. 당시 유권자의 95.5%가 투표에 참가해 198명의 제헌국회의원이 탄생했다. 같은 해 5월31일 역사적인 제헌국회가 개원했다. 제1공화국 때가 아닌 미군정 시절인 1948년 3월17일 미군정청이 공포·시행한 ‘군정법령 제175호’에 의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제2대 국회는 의정사상 처음으로 우리 손으로 만든 국회의원선거법에 의해 구성됐다. 이후 ‘유신개헌’으로 개원 1년3개월 만에 국회가 해산됐고, 국회의원 3분의 1을 대통령이 추천한 적도 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행정수반인 대통령을 탄핵하기도 했다. 암울했던 시기를 지나 번영의 시기를 거친 순간마다 국민의 손으로 국회의원이 뽑혔다. ▼엿새 후인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지혜롭고 정의로운 사람을 위정자로 세우고자 하는 ‘이사금’의 교훈처럼 올바른 사람을 가리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국민의 뜻이 국정에 잘 반영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 마음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와 미래에도 한결같을 것이다. 그 이면에는 내 후손들이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간절함이 있다. 소중한 한 표는 후세대를 위한 선물이다. 가벼이 여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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