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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사철 전세난 우려, 근본 대책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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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전셋값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도내 아파트 전세 매물은 1,991건으로 1년 전(3,117건)에 비해 36.2%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원주가 1,384건에서 463건으로 66.6% 줄었다. 이어 춘천(-47.1%), 동해(-29.4%), 속초(-19.1%) 등에서도 매물이 크게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격감하면서 전세가격은 뛰고 있다. 실제 2023년 12월 기준 도내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0(2021년 6월=100)으로 5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는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국적으로도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의 발표를 보면 2023년 12월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66.8%로 지난해 2월(66.9%) 이후 10개월 만에 정점을 찍었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2018년 1월 75.2%로 2012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뒤 2023년 8월 66.1%까지 떨어졌다. 이후 전셋값은 오름세로 전환됐고 매매가는 둔화 내지 하락하면서 전세가율은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전세가율이 높아진 것은 고금리의 장기화 및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실수요자들이 부동산 매수 대신 전세로 눈을 돌린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입주 물량이 줄어든 것도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사철을 맞아 당장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매물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는 것은 전세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전세시장을 안정시킬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전세난은 단순히 이사철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전셋값은 이사철에 관계없이 고공 행진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주택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주거 부담을 키우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특히 전세난으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서민·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에 전세 대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정부의 대처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전세난은 집 없는 서민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과 전세시장 등을 면밀하게 살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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