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병욱의 정치칼럼]총선 승부처가 된 원주…송기헌·박정하의 고민

여야, 원주 2석 모두 차지하기 위해 총력전 펼쳐
송기헌, 3선 최초 도전에 국힘 후보와 경쟁 고민
박정하, 짧은 의정활동에 중앙당 차출 설득 과제
인구많고 지리적 중심인 원주 결과 도내 파급 주목

◇유병욱 서울본부장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강원특별자치도 내에서 주목받은 곳이 원주다. 현재 갑·을 선거구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각각 1석씩 나눠 가졌지만 양 당에서는 공히 이번 선거에서 두 석 모두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원주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깃발을 든 것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참석한 도당 신년인사회를 원주에서 개최했다. 또 원주을 민주당 송기헌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차관도 영입했다. 예산통이면서 능력있는 공직자 출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여당의 강점을 극대화한 전략이다.

민주당은 원주갑 탈환에 집중하고 나섰다. 높은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을 충분히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2명의 지지율을 합하면 박 의원을 훨씬 앞선다는 결과도 나와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현역인 송기헌·박정하 국회의원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공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4월 본선이 여러 가지로 만만치 않다.

송기헌 국회의원

송기헌은 재선 8년동안을 원주에서 국회까지 출·퇴근했다. 서울에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에는 원주로 와 지역 행사에 참석하거나 주민들을 만났다. 그래서 지역구는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 활동에 대한 평가도 좋다. 모나지 않은 성격에 예산확보와 법안 발의도 적지 않아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당내에서도 법사위 간사를 지냈고 원내수석부대표까지 지냈다. 원내부대표는 당내 주요 정책과 대여 협상을 총괄하는 핵심 중 핵심 보직이다.

하지만 3선을 만들지 않는 원주의 독특한 정서가 고민이다. 실제로 지금껏 원주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이 나온 적이 없다. 함종한 전 의원이 3선이지만 중간에 한차례 쉬었다. ‘힘 좀 생길만하면’ 바로 외면당하는 셈이다. 송 의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8년을 고군분투했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원주을도 해볼 만하다며 공을 들이고 있어 그는 지역 정서와 상대 후보 모두를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송 의원 측은 중진(重鎭) 역할론을 내세운다. 3선이 되면 중앙무대에서 원주를 발전시킬 수 있는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그것이 곧 지역 경쟁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힘 후보와의 경쟁도 서로 상처를 덜 입히면서 결과적으로 원주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품격있는 선거전략을 찾고 있다.

박정하 국회의원

원주갑 박정하의 위기감은 좀 더 크다. 도내 방송 3사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해 12월15~17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지역구의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27%인 반면 민주당은 46%가 나왔다.(그외 사항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조사방법:무선전화면접) 더욱이 지역에서는 국회의원 얼굴 보기 힘들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본인이 알면서도 중앙정치에 떠밀려 여기까지 왔다는 점이다. 사실 박 의원은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들어왔다. 그래서 그의 의정 생활은 1년 6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 중앙당 사정 때문에 많은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야 했다. 주호영·정진석 비대위 체제를 거쳐 김기현 당 대표, 현재 한동훈 비대위로 넘어오기까지 무려 4차례나 ‘수석대변인’을 떠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수석대변인은 당에서 실시되는 모든 공식·비공식 회의에 들어가야 하고 당 대표 또는 비대위원장이 참석하는 대부분의 행사를 동행해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자리이다. 이 때문에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박정하는 지역구 관리를 위해 사퇴 의사를 밝혔음에도 한 위원장의 수차례 요청에 끝내 수석대변인직을 놓지 못했다. 세련된 매너와 뛰어난 정무적 판단으로 중앙무대에서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던 그를 당에서는 놓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박정하는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중앙무대에서 원주 브랜드를 알리고 예산 확보 등의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지역에서는 짧은 임기에 당에서 역할을 하는 바람에 지역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이러한 사정을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원주시 전경

현역의원들이 고민거리를 해결하고 당선될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할 지는 모르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강원특별자치도에서의 여야 총선 승부처는 원주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도내에서 인구도 가장 많고 지리적으로 중심권에 위치한 원주의 선택이 총선 전체의 풍향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쪽은 지키고 한쪽은 밀어내야 하는 ‘원주대첩’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어떤 후보들을 내세워 어떻게 결전을 치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유병욱기자 newybu@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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