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호등]요동치는 원주 체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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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원주 주재기자

갑진년(甲辰年)인 2024년 강원특별자치도 내 가장 큰 스포츠 이슈라 하면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일 것이다.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인 만큼 개막을 앞두고 전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주위에서도 무료 관람인 덕분에 경기를 예매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 있다.

올해 ‘체육도시 원주’도 조용히 요동치고 있다. 바로 원주시체육회 소속 회원종목단체들이 모여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종목별단체협의회’를 구성한 것. 올해 삭감된 체육 예산과 함께 평소 참아왔던 종목단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자는 의견에 따라 지난해 11월 종목별 회의에 모인 회장들이 끝나고 긴급회의를 통해 협의회를 구성하자는 안건을 제시했다.

56개 종목 단체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종목단체 회장 등에 따르면 타 지역 대회에 출전하는 생활체육인들은 식대 8,000원, 숙박비 2만원을 시에 지원받으며 원주의 위상을 높이는 중이다. 하지만 물가가 날로 솟구치는 가운데 해당 금액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잠을 잘 수 있는 숙박업소는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그동안 쉬어왔던 종목별 자체 대회가 재개되면서 점점 활력을 찾는 중요한 시기에 예산까지 적어지자 비인기 종목들은 대회조차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미 종목별단체가 운영 중인 점을 고려하면 원주의 체육계 발전에 비약적인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그동안 시체육회라는 틀 속에 따로 움직이던 단체들이 하나로 모이는 구심점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종목단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협의회의 설립 목적이 시체육회의 기능과 일부 중복되는 점도 있어 자칫 파벌화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권력 도구로 악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 종목단체 회장은 “원주에 과거 협의회가 존재했으나, 결말은 위와 비슷하게 흘러가 체육단체를 대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으며, 또 다른 회장은 “누군가 정치권에 입성하기 위해 협의회장 자리를 이용하는 등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는 지자체 및 체육회가 불화 등 비슷한 사례가 가끔 언론에 보도되기 때문에 이들의 걱정이 단순히 기우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올해 원주의 체육계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원주시는 올 10월 정식 개관한 동·남부 복합체육센터를 비롯해 기업도시에 있는 서부 복합체육센터를 올해 준공할 계획이다. 원강수 시장도 올해 신년브리핑을 통해 “체육 인프라를 확충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조성할 것”이란 의지를 다졌다. 민선 8기에 들어서 체육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주 이용객인 지역 체육인들도 시대에 따른 변화가 필요한 셈이다.

이달 중 종목별단체협의회는 회장 선출과 세부적인 규약 등을 정하고 본격적인 출범을 알릴 계획이다. 회장이 누가 될 지 아직 모르지만, 앞으로 지역 체육계의 발전만을 생각해 원주시와의 조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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