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The초점]기후변화 물 부족 대응, 새는 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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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장환 K-water강원지역협력단장

‘돈을 물 쓰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 과연 물은 ‘물 쓰듯’ 펑펑써도 괜찮은 공공재일까? 지금도 부엌이나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열기만 하면 수돗물이 나온다. 그렇게 사용한 수도 요금은 한 달에 4인 가구 기준으로 약 9,487원 정도인데 월 가계 지출액의 0.2% 정도이다. 이는 통신이나 전기 등 다른 공공요금에 비해 3~10배 정도 저렴한 금액이다. 아마 이런 이유로 대부분 ‘물을 물 쓰듯’ 하는데 큰 부담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폭우와 가뭄이 이어지고 안정적인 물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2021년 폭우로 독일에서 1,17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2021년 극심한 가뭄으로 캘리포니아 인구의 95%가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충남서부지역의 2015년 103년 만에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긴급도수로를 건설하였으나, 이후에도 수년간 가뭄이 지속되었으며, 2022년 전남지역에 3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주암댐 건설 이후 최저 저수율인 20.3%에 이르는 등 물 부족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UNESCO-IHE에 따르면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을 추적하는 물발자국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평가대상 100개 국가 중 15번째로 물 부족률이 높은 나라로 나타났으며, 물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선 현 수준의 1.4배의 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충분한 물을 확보하고, 물 부족 문제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K-water는 물 부족에 대한 대책으로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고자 댐 건설을 통한 물그릇 확보, 노후상수관 재정비와 누수탐지를 통해 새는 물을 잡아 누수량을 절감하는 상수도 현대화사업 등을 통해 사용가능한 물의 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water는 강원지역에서 상수도 현대화사업을 통해 지난 5년간 9개 지자체에서 새는 물을 약 6,162만톤 가량 잡아냈다. 이는 원주천댐의 저수용량의 약 34배에 이르며, 창출된 경제효과는 약 963억원으로 최근 건설 중인 원주천댐의 건설비용인 831억을 상회한다.

큰 성과를 내며 5년간 쉴 틈 없이 달려온 강원지역 9개 지자체의 상수도 현대화사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상수도 현대화사업을 통해 새는 물을 잡아 물을 절약했고,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과 활용 가능한 물의 양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리가 없다면 결국 새는 물이 상수도 현대화사업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유수율(공급량/생산량)을 유지관리하는 후속 사업(Post 현대화)이 필요하다. 실제로 상수도 현대화사업이 끝난 충남서부권을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관리를 위해 노력했으나, 유수율이 전년대비 15%p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지자체는 전문적으로 유수율을 관리해 줄, 물관리에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적임자는 지난 5년 동안 강원지역에서 많은 양의 새는 물을 잡아 노하우를 갖춘 K-water 강원지역협력단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다.’ 장자(張子)의 소유요(逍遊邀)의 문구이다. 큰일을 이루려면 반드시 기초를 튼실하게 다지며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상기후와 물 부족 문제는 어느덧 예정된 미래이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미리 기후변화와 물 부족을 준비하며 대응책을 세운다면, 비바람을 견디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강원지역의 발전에 토대가 될 것이다. K-water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강원특별자치도를 위해 항상 함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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