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확대경]관광거점 허브항 '주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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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성 동해어업자원연구소장·전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장

주문진은 본래 연곡현(連谷縣)에 소속된 지역이었다. 고려 현종이 지금 명칭으로 바꿔 연곡면에 예속시킨 뒤 1757년(영조 33년)에 신리면이 됐으며, 1937년 주문진면으로 변경돼 1940년 주문진읍으로 승격됐다. 그 후 1955년 명주군에 속하였다가, 1995년 도농통합으로 강릉시에 속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문진읍으로 승격된 지 80년이 넘는 전통적인 어촌마을이다.

주문진은 옛부터 수산어업의 메카로 전국에 명성을 떨쳐 왔으며, 1917년 부산~원산 간 항로의 중간 기항지가 되면서 여객선과 화물선이 입항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선박의 출입항을 돕기 위해 주문진등대가 세워졌다. 주문진등대는 1918년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등대로 우리나라 근대식 등대의 초기 모습을 잘 보여줘 등대문화유산 제12호로 지정·보존하고 있을 만큼 역사적 가치도 높다. 주 출입구 부분은 르네상스식 건축양식이 도입돼 장식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강릉의 외항인 주문진항은 1924년 축항사업을 시작해 방파제, 방사제 등을 완공, 1927년 ‘항구’로 지정됐는데 당시 강원도가 발행한 주문진항의 풍경을 담은 기공 수축도(修築圖)와 기념엽서 봉투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1937년 동해북부선(간성~양양)이 개통됐지만 강릉에서 서울로 가려면 주문진에서 배를 타고 원산에 도착 후 기차로 환승할 정도로 주문진항은 역사적 사연도 깊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에도 방파제, 방사제 연장 및 물양장 축조 등 시설이 계속 확충되면서 1968년에는 연안항(제2종항)으로 지정됐다.

그동안 주문진은 어촌이자 수산업이 발달해 동해안 유수의 어업 전진기지로 오징어, 명태, 꽁치 등의 어업이 성행했을뿐만 아니라 오징어 조미공장 등 가공공장이 생겨나 경제활동이 왕성했다. 그 영향으로 항내 수질오염이 심각해 주문진항의 오염된 바닷물을 바꾸기 위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004년에 해수교환방파제 시설이 설치됐다. 이후 항내 수질이 등외등급(COD:6ppm)에서 2등급(COD:2ppm)으로 향상됐다.

또한 어항을 중심으로 대규모 회센터가 즐비해 있다. 주문진회센터, 북방파제회센터, 주문진생선회센터가 자리잡고 있어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고 회센터 주변 건어물 상가에서는 다양한 건어물을 사려는 관광객들로 주말마다 크게 붐비고 있다.

강릉시는 관광특화시설로 주문진항과 도깨비 촬영지를 잇는 해안도로 보행 데크와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한 야간관광 콘텐츠를 조성하고 있다. 최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향호리에 지방정원과 국가정원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중이며, 이 일원에 전국 소방공무원들을 위한 ‘소방심신수련원’ 건립을 추진하는 등 주문진권의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관광도시로 발돋움시키고 있다.

주문진은 강릉커피거리와 함께 ‘2019∼2020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으며, 2022년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빅데이터 및 융합분석 서비스인 ‘데이터랩’에서 주문진항과 주문진수산시장이 강원도 관광지 검색 순위에서 10위 안에 선정됐다.

주문진이 해변과 함께 항구가 유명한 관광지로, 값싸고 싱싱한 해산물이 지천이어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지는 관광거점 허브항으로 거듭 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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