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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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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에 공항이 필요하듯 바닷길에는 여객터미널이 필요하다. 여객과 화물을 수송하는 항만이 갖춰야 할 기초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속초항 역시 국제항로 운영을 위한 여객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은 2000년 백두산 항로를 개척한 선사가 여객선을 운항하기 위해 건축했다. 건축면적 5,429㎡ 규모의 1층 건물이다. 당시에 백두산 관광에 나서는 출발점이라서 수많은 관광객이 이용했다. 또한 이 항로는 중국 동북 3성은 물론 러시아 연해주를 최단거리로 연결해 환동해권 주요 국가 간 경제 활성화와 국제 교류 확대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러 간 복잡한 통관 절차와 국제정세 악화 등으로 그동안 항로 중단과 재취항을 거듭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해운업계 불황과 운항선사의 경영난이 겹치면서 2014년 6월 항로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국제여객터미널도 소유권이 수차례 변경되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2014년부터는 개점 휴업상태로 방치되다가 지난해에 법원 경매물건으로 나오는 신세가 돼 버렸다. 부지는 국가 소유이고 건물은 민간 소유라 벌어진 일이다. ▼강원도는 예산 10억원을 마련해 놓고도 매입에 실패했다. 터미널 매각 가격이 44억원에서 출발해 3억6,000만원까지 떨어질 동안 한 번도 응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도가 국제여객선터미널로 한정돼 있어 민간 업체에서 뛰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너무 안이한 대처라고 뭇매를 맞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달 북방항로가 중단된 지 10년 만에 새로운 선사를 확보해 공식운항에 나섰다. 하지만 민간 업체에 낙찰된 국제여객터미널을 사용하지 못해 여객은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태우고, 화물은 국제여객터미널 부두에서 선적하고 있는 실정이다. 속초항은 북방항로 운항 재개로 여객·물류의 거점 항만으로 재도약할 기회를 맞았다. 빠른 시일 내에 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이 공공재산으로 제 기능을 회복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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