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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갱도 ‘수몰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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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은 물에 잠긴다는 뜻이다. 올 10월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군인들의 이동통로, 무기 저장고, 지도부 지휘시설 등으로 파놓은 약 480㎞의 지하땅굴을 파괴하기 위해 지중해에서 바닷물을 끌어와 퍼붓는 ‘수몰작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수몰작전의 효과는 미지수다. 바닷물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농작물을 못 쓰게 해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고통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4년 6월 폐광을 앞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광해복구를 놓고 정부와 태백시 간에 때아닌 ‘갱도 수몰’ 논란이 뜨겁다. 정부의 광해복구가 지하 갱도에 지하수를 채우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갱내 시설물을 철거할 경우 안전사고 우려가 있으며 폐탄광에 지하수를 채우는 ‘갱도 수몰’ 은 통상적인 복구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올 6월 문을 닫은 전남 화순탄광도 ‘갱도 수몰’ 방식으로 복구를 계획하고 있어 화순군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태백시,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는 최근 장성광업소 보존 및 대체산업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보존을 기초로 한 광해복구 및 갱도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피력했다. 추진위는 개광 87년이 된 태백 최대 일터인 장성광업소의 역사·문화적 자산가치를 무시하고 ‘갱도 수몰’을 강행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태백시는 폐광 후 대체산업 진행 시 갱도 등 광산 시설물을 활용해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탄광시설을 그대로 둔 채 갱도에 지하수를 채우면 수장된 시설물들로 인한 환경오염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한다. 장성광업소 폐광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태백시민이 느끼는 절박감은 ‘공포’ 그 자체다. 태백시민들은 조기 폐광에 따른 지역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광산 시설물의 보존을 기초로 한 광해복구사업과 함께 스마트 마이닝사업 및 태백드롭, 데이터센터 등 폐갱도를 활용한 다양한 대체산업 추진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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