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총선주자들의 민심 읽기

정관정요(貞觀政要)는 중국 당 때에 오긍이 편찬했다고 전하는 당 태종의 언행록으로 전 10권 40편으로 이뤄졌다. 당 태종이 신료들과 정치에 대해 주고받은 대화를 엮은 책이다. 당 태종은 신하의 간언을 얻기 위해 먼저 자신에게 진언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했다. 태종 자신의 용모가 엄해 신하들이 겁을 먹는다는 것을 잘 알았던 그는 진언하는 백관들이 압도되지 않도록 온화한 얼굴로 신하의 의견을 들었다(구간편). 관리들을 교대로 궁중에 숙직시키며, 늘 가까운 곳에 그 관리의 자리를 마련해 두고 정치 교화의 이해와 득실에 대해 알고자 했다. ▼신하들도 이에 호응해 태종에게 잦은 간언을 올렸다. 태종이 지나치게 음란하다며 직언하거나(납간편), 태종이 딸을 시집 보내는 과정에서 그 준비가 몹시 사치스럽다는 것까지 지적했다(위징의 간언). 태종은 줄기차게 올라오는 신하들의 진언과 충고를 매우 기뻐하고 아주 지당한 말이라 칭찬하며 즉시 수정하는 등 여느 군주에게서는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태도를 보였다. ▼정관정요는 오랫동안 교양인의 필독서로서 중국에서는 당나라 당대의 헌종(憲宗), 문종(文宗), 선종(宣宗) 등의 군주들이 애독했다. 또 일본에도 헤이안 시대에 오래된 사본이 전해져, 도쿠가와 집안 등 정치 중역에 있던 사람들에게 즐겨 읽혔다. ▼정관정요에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사람을 진정으로 대하라. 사람을 대함에 있어 진정과 정성을 다하면 호(胡)와 월(越) 같은 오랑캐라도 한 몸처럼 단결하게 되지만, 이들을 경멸하면 뼈와 살을 나눈 형제라도 곁을 스쳐가는 거리의 사람처럼 멀어진다. 나라를 얻는 데는 여러 사람의 힘이 합쳐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얻으면 독차지하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러나 독차지하려는 마음을 과감히 버려야 더 크게 얻는다.” 마침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민심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정관정요를 통해 배웠으면 한다. 혹여 권력의 곁불이라도 쬐려는 심산이 있다면 총선 출마를 아예 접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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