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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산천어 고장 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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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은 대부분 산악지형이다. 면적의 86.2%가 산지로 해발 1,000m 내외의 고산이 분포돼 있다. 뚜렷한 산업 기반이 없어 농림축산업의 비중이 높다. 2차산업 비중이 낮고 재정자립도는 10%도 안 된다. 비무장지대를 머리에 이고 있으며 군사·접경지역으로 군사시설보호, 자연환경보전, 수질환경보전 등 각종 개발 규제에 묶여 오지로 인식된다. 이런 현실적 여건으로 인구는 2022년 말 현재 2만3,388명이다. 노인인구 비중은 25%가 넘는다.

▼관광자원 이미지는 대부분 전쟁문화의 산물이다. 북 금강산댐에 대응해 만든 평화의댐, 국내 최북단·최고도에 설치돼 민간인통제선을 북상해 오가는 백암산 케이블카, 한국전쟁 때 중공군을 대파한 파로호, 북한군과 치열하게 교전한 흔적이 남아 있는 화천댐 등 거의 다 전쟁 이미지와 연계됐다. 지금도 2개 사단이 주둔한다. 광덕·삼일계곡 등 자연환경 연관 상품도 있다. 최근 북한강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파크골프장이 조성됐다.

▼이런 최전방 초미니 지자체에 매년 1월이면 세계인이 구름 떼처럼 몰려온다. 산천어축제에 100만명 이상 다녀간다. 전체 인구의 40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2011년에는 CNN이 세계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소개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타이틀을 수성했다. 5년 연속 대표축제 지위를 유지하면서 201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내 겨울축제 중 최초로 ‘글로벌 육성축제’ 자리에 올랐다.

▼공무원의 숨은 노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얼마 전 겨울비가 쏟아지자 장화 신고 빗자루 들고 축제장을 사수했다. 밤샘 비상근무하며 물을 퍼냈다. 축제장에 내린 눈 치우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누구 하나 예외 없다. 축제 시스템도 이들이 움직인다. 성공 축제로 지역경제를 살찌우려는 간절한 마음이다. 다산 정약용은 ‘공직자는 주민을 위해 존재한다(牧爲民有也)’고 했다. 산천어축제가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은 비결은 ‘공무원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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