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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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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9월15일 한반도를 강타한 ‘사라’. 당시는 6·25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 전이어서 태풍에 대한 대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전국에서 800여명이 사망하고 선박 9,329척, 1만2,366동의 주택이 파손됐다. 도로·교량·전화 등을 포함한 재산피해는 662억원을 기록했다. 그때까지 불어닥친 태풍 중 가장 큰 피해였다. 중심부 최저기압이 952헥토파스칼(h㎩)로 역대 1위를 차지했던 사라는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오랜 시간 기억됐다. ▼가장 많은 비와 함께 가장 많은 재산피해를 낸 태풍은 2002년 8월31일 상륙한 태풍 ‘루사’다. 강릉지역에 하루 동안 871㎜에 이르는 가장 많은 비를 뿌렸고 200여명이 실종되거나 숨지고 5조15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가장 강한 바람이 불었던 태풍은 2003년 9월12일 한반도를 휩쓴 ‘매미’다. 태풍 매미는 중심기압 965h㎩, 최대 풍속 초속 60m로 역대 태풍 중 제일 강력했다. 2.5m의 해일과 17m의 집채만 한 파도가 경남 남해안 곳곳을 덮치며 피해액만 4조2,000억원에 달했다. ‘사라’, ‘루사’, ‘매미’는 각종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무섭다는 속설을 확실히 증명했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태풍 등이 특이한 자연현상과 맞부딪치게 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닌 재해로 발전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기상 용어다. 1991년 10월28일 92톤짜리 황새치잡이 배 ‘안드레아 게일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통해서 널리 알려졌다.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오고 있다. 한 달 전 폭우 악몽이 아직 가시지 않은 만큼 온 국민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에 이어 이번에는 역대 최고의 태풍까지. 서민들에게는 근심이 가실 새가 없는 올해다. ‘퍼펙트 스톰’이 따로 없다. 그렇지 않아도 나라 경제가 ‘퍼펙트 스톰’에 직면하고 있는 때다. 복합적 위기감이 더는 심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박종홍논설위원·p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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