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80만
사회일반

강원 남부지역 일부 마을 취수원 고갈…생활용수·농업용수 대란 현실화

[기상이변 위기의 강원도]-역대급 가뭄 피해
동해안 일대 저수지 저수율 전년대비 반토막
주민들 식수난 등 우려하며 지자체 대책촉구
농민 피해는 이미 심각…농작물 피해 잇따라
향후 최소 열흘간 비 예보 없어 ‘물난리’ 우려

◇강릉 오봉저수지.

최악의 가뭄에 생활용수·농업용수 대란이 현실화됐다. 강원도 동해안 시·군을 중심으로 물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강원 남부권 일부 마을에는 취수원 고갈로 지자체가 식수 공급에 나섰다. 앞으로도 최소 10일간 비 예보는 없어 역대급 가뭄에 따른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취수원 고갈 운반급수 실시=최악의 가뭄에 따른 물 부족으로 정선에서는 임계리, 가목리, 반천리 일대의 취수원이 고갈되며 정선군이 운반급수를 하고 있다. 정선군은 이들 마을 이외에도 급수 대상지역 확대를 검토중이며 지역 수력발전소 가동도 일시 중단했다. 강릉시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농업용 관정 37공과 스프링클러, 양수기 등의 신청을 받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각 지자체들은 가뭄대비 자체예산을 확보하고 살수차 동원 용수간선 대체급수, 양수장 가동, 취입보 굴착을 통한 하천양수 활용 등을 실시하며 급수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 또 저수율 40% 이하 저수지에는 ‘2일 급수·2일 단수’ 방식의 제한급수를 도입했다.

■생활용수·농업용수 대란 우려=지역 주민과 농민들은 최근 들어 진지하게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이태후(38·강릉시입암동)씨는 “10년 전 동해안 일대 식수원 고갈로 불편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앞으로 비가 언제 올지 모르는데 식수나 생활용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 등에서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상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용수 부족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농작물이 메마르며 실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고성에서 옥수수 농사를 짓는 60대 김모씨는 “비가 내리지 않으니깐 물을 운반해 밭에 뿌리고 있는데 한계가 있다. 농업용수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으면 올해 농사는 망쳤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비 예보 없어 앞으로 더 심각=가장 큰 문제는 최소 10일 이내에도 비 소식이 없다는 점이다. 가뭄 해갈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인 비가 오지 않으면 ‘물난리’에 따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 공급원인 지역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기준 강릉 11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평년 69.0%에서 올해 35.0%로 반토막이 났다. 삼척(3개 저수지 29.6%), 속초(2개 23.8%), 고성(5개 36.%), 양양(2개 35.1%) 등 다른 동해안 시·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원인은 강수량 부족이다. 기상청 집계 결과 올해 1월~6월 강릉의 누적 강수량은 234.9㎜로 전년 같은기간 500.9㎜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강원 영동지역에 비 소식은 없다”고 말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