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 권성동(강릉)·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두 의원이 결백을 호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가 항의한 데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18일 김건희 특검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에 대해 "정말 어이가 없다"며 "모든 점에 대해 당과 협의해 적극 대처할 것이고 저는 결백하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국회의원회관 내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이 정치적 목적으로 야당 탄압을 위해 사무실뿐 아니라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건 전형적인 직권남용"이라며 "이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오랫동안 수사한 사건이다. 단서가 있거나 관련 사실이 있었다면 벌써 저한테 소환통보를 했을 것인데, 남부지검은 저한테 단 한 번의 연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부지검으로부터 수사기록을 이첩받은 특검이 새로운 증거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실을 압색하는 것은 전형적인 야당 탄압"이라고 덧붙였다.

또 "저는 소위 말하는 건진법사나 통일교 관계자와는 금품수수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관여하거나 개입한 바 없다"며 "통일교 측으로부터 어떠한 자금도 수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과 순직해병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각각 '건진법사 청탁 의혹','사단장 불법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권성동·이철규 의원 사무실과 거주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철규 의원도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집까지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와 집행하고 있다. 통화기록 한 번 있다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권 의원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압수수색 현장을 살폈다. 이어 기자들에게 "압수수색 영장에는 2022년쯤 (권 의원이)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식으로 표현돼있다"며 "물증도 없고 증거나 진술도 없는 상태에서 영장이 청구되고 발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명백하게 더불어민주당의 칼로 전락한 특검이 우리 당 의원님들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술수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에 대한 정치 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우원식 의장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지만 특검의 강압적 압수수색으로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참석조차 못 하고 있다"며 "엄연한 청문회 무력화 시도이며 노골적인 야당 탄압"이라고 말했다. 또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해 행정부 기관이 국회 내에서 강제력을 동원하는 방식은 삼권분립과 존중이라는 헌법정신에 따라 자제돼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지만, 지금 야당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