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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삼척의료원 새 출발, 지역 공공의료 혁신 계기로

강원 영동 남부권의 의료 안전망을 지탱해 온 삼척의료원이 46년 만에 사직동 시대를 마감하고 정상동 신청사에서 새로운 막을 올렸다. 1940년 첫 진료를 시작한 이래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져 온 삼척의료원이 현대화된 시설과 확충된 진료 역량을 토대로 거점 공공병원으로 재탄생한 것은 강원특별자치도 공공의료사의 중대한 이정표다. 이번 신축 이전은 건물을 새로 짓는 물리적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825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만큼, 그 규모와 내실 면에서 비약적인 도약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병상 수가 기존 148개에서 250개로 대폭 늘어났고,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필수적이지만 지역 내에서 접근성이 낮았던 5개 진료과목이 신설되어 총 18개 과로 확대됐다. 이는 삼척을 비롯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태백, 정선, 그리고 인접한 경북 북부 지역 주민들까지 아우르는 ‘광역 거점 의료기관’으로서의 진용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영동 남부권 주민들은 중증 질환이나 전문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 강릉이나 원주 혹은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 왔다. 이른바 ‘의료 원정’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지울 뿐만 아니라, 골든타임이 중요한 응급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척의료원의 확장 이전과 현대화는 지역 내 완결형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핵심 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센터’ 추진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삼척은 지역 거점 병원을 넘어 첨단 의료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외형의 준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을 채울 소프트웨어, 즉 ‘의료의 질’과 ‘지속 가능성’이다.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지방 의료기관의 만성적인 인력난이다. 아무리 최첨단 장비와 깨끗한 병상을 구비하고 있더라도, 이를 운영할 숙련된 의사와 간호 인력이 부족하다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의료진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강원자치도와 삼척시는 우수한 의료진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 개선과 획기적인 유인책 마련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공공병원으로서의 정체성 확립도 잊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또 삼척의료원은 수익성을 좇는 민간 병원과는 결이 달라야 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주민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양질의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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