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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핫 플레이스]‘연인·친구·가족’ 벚꽃나들이, 강릉이 딱이야

봄 내음 물씬 ‘강릉 경포호’

경포벚꽃축제 오늘부터 경포 습지광장 진행
프로그램 축소 운영…영남권 대형산불 애도

경포호둘레길 12㎞ 산책로 걸으며 힐링 만끽
인근서 2인·4인용 자전거 대여해 라이딩 즐겨

◇경포호 곳곳에 벚꽃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스폿들이 마련돼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경포호는 물이 거울처럼 깨끗하고, 깊지도 얕지도 않고 사방이 하나같아 겨우 어깨까지 찬다. 서쪽에 경포대가 있다.”

조선 후기의 백과사전 같은 문헌인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서는 경포호에 대해 이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경호(鏡湖)’라고도 불리는 경포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호(潟湖·사주나 사취의 발달로 바다와 격리된 호수)로 관동8경 가운데 한 곳이다. 인근 경포해변과 어울려 여름철 대표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경포호는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다. 여름이 오기 전 봄 내음 물씬 나는 경포호를 알아보자.

■강릉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경포호는 호수 주위의 오래된 소나무 숲과 벚나무가 유명하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강릉의 대표 벚꽃 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매년 ‘경포벚꽃축제’도 개최된다. 올해는 4월4~9일 6일간 경포 습지광장에서 진행된다. ‘경포벚꽃핑’을 테마로 나만의 벚꽃핑을 찾아 떠나는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호수와 바다에 흩날리는 벚꽃들이 진해의 군항제만큼이나 아름답고 운치 있다. 다만 올해는 영남권 대형산불을 애도하기 위해 각종 축하 행사와 공연은 취소되고 프로그램도 최소한으로 축소 운영된다.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경포호에서 즐기는 벚꽃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탁 트인 경포호수와 함께 벚꽃을 즐기며 벚꽃 조명 및 포토존을 설치해 야간에도 수려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경포호는 산책과 관광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봄에 방문하면 제격이다. 강릉시는 지난해 경포호수를 중심으로 한 관광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경포둘레길 12㎞’ 산책로를 조성했다. 기존 호수 둘레 4.4㎞를 넘어 확장된 경포가시연습지와 경포생태저류지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 코스를 만들었다. 경포둘레길 12㎞는 경포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싸고 자연 속에서의 산책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로, 강릉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또 경포호와 연계해 새로운 경포호수 산책로 포토존을 설치했으며, 포토존은 아름다운 경포호수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게 좋은 추억과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경포호 인근에서는 자전거도 쉽게 대여 가능한데 4인용, 2인용 자전거도 있어 가족이나 연인들이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강릉 경포호산소길 경포해변~연곡해변 구간은 손꼽히는 자전거길 명소로, 특히 연곡해변 인근 자전거도로는 방풍림 사이에 있어 초록 터널 아래 싱그러운 라이딩이 가능하다. 지난해 ‘봄날의 자전거 여행’을 테마로 한 한국관광공사 추천 ‘3월 여행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포호 곳곳에 벚꽃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스폿들이 마련돼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인근 명소=경포호 주변에는 역사·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명소들이 대거 있어 강릉 봄철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경포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경포대는 고려시대부터 명승지로 알려진 곳으로, 이곳에서 감상하는 호수와 벚꽃의 조화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멀리 보이는 동해의 푸른 바다 역시 봄철 최고의 풍경을 선사한다.

조선 중기의 문인인 허균과 허난설헌을 기리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은 조용한 산책과 함께 문학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봄철에는 공원 주변의 꽃들이 피어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전주이씨 사대부가의 고택으로 개인 소유로는 최초로 1965년 국가지정 중요 민속자료(현 국가민속문화재) 제5호로 지정된 강릉 선교장 역시 봄에 방문하기 좋은 명소다. 우리나라 고택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전통 한옥과 어우러진 자연 경관이 봄철에 더욱 빛을 발한다.

경포생태습지공원에서는 다양한 철새와 습지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 봄철에는 철새들이 활발히 이동하며 다채로운 자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객들에게 추천한다.

경포호 인근에는 강릉을 대표하는 해변들도 있어 봄 바다를 즐길 수 있다. 휴가지 1순위로 꼽히는 경포해변은 경포호를 방문했다면 반드시 찾아야 하는 곳이다. 신나게 너울지는 푸른 파도와 하얀 모래사장, 울창한 송림병풍의 조화가 해변 특유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강문해변은 아름다운 물빛을 자랑하고 포토존들이 즐비해 사진으로 예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해변이다. 또한 강릉이 커피로도 유명한 만큼 안목해변 커피거리를 가보는 것도 좋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는 지친 일상을 잠시 잊게 만들어준다.

◇아름다운 경포호 벚꽃 야경. 강릉=권태명기자

■전설과 함께 즐기는 경포호=오랫동안 많은 문인과 화가의 사랑을 받아온 경포호는 다양한 전설도 전해진다.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는 경포호가 만들어진 전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하루는 중이 쌀을 구걸하러 왔는데 그 백성이 똥을 퍼줬더니 살던 곳이 갑자기 빠져 내려서 호수가 되고 쌓여 있던 곡식은 모두 자잘한 조개로 변했다고 한다. 매년 흉년이 되면 조개가 많이 나고 풍년이 되면 적게 나는데, 맛이 달고 향긋해 요기할 만해 그 지방 사람들은 적곡(積穀)조개라 부른다.”

‘홍장암’의 전설도 유명하다. 고려 우왕 때 강원도안렴사 박신은 강릉 기생 홍장을 깊이 사랑했다. 강릉부사 조운흘은 박신을 한번 놀려주려고 궁리를 했고, 홍장을 잠시 숨긴 뒤 홍장이 갑자기 죽었다고 박신에게 알렸다. 어느 날 조운흘은 서러워하던 박신을 초청해 경포대 뱃놀이를 베풀었는데, 취흥이 무르익을 때 문득 멀리 호수에서 그림배 한 척이 나타났다. 배에서는 아름다운 여인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조운흘은 놀라는 체하면서 저것은 필시 선녀의 놀음일 것이니 가까이 가서 같이 놀아보자고 했다. 그림배의 여인은 꼭 홍장 같았고, 조운흘은 저 배의 여인은 필경 홍장의 죽은 넋이 선녀로 화해 오늘 경호에 나타난 것 같다면서 배를 저어 가까이 갔다. 그 미인은 분명 홍장인지라 박신은 깜짝 놀라며 그제야 속았음을 깨달았고, 세 사람은 경포호수에서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홍장암이라는 바위에 전해지고 있으며, 경포호에서 이 전설을 형상화한 조각품을 볼 수 있다.

경포호는 단순한 호수가 아니라 자연, 역사, 문화, 생태, 경제적 가치까지 모두 아우르는 강릉의 보물과 같은 곳이다. 강릉의 보물과 함께 이번 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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