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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황영조의 학교, 이제는 혼자 뛴다…명륜고 최중민의 금빛 질주

황영조의 모교에 홀로 남은 육상부 선수
어머니 잃고 할머니 품에서 자란 금빛 주자
전국육상대회 고등부 5,000m 우승 쾌거

◇백제왕도 익산 2025 전국육상경기대회 고등부 5,000m 우승을 차지한 명륜고 최중민

한국 육상사에 큰 획을 그었던 강릉 명륜고 육상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를 길러낸 명문팀은 현재 단 한 명의 선수만이 트랙을 지키고 있다.

그 주인공은 3학년 최중민(18)군. 최군은 지난 9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백제왕도 익산 2025 전국육상경기대회 고등부 5,000m 결승에서 15분51초69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학교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전국에 알렸다. 전날 3000m 장애물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한 그는 이틀 연속 메달을 목에 거는 저력을 발휘했다.

제66회 3·1절 단축마라톤 고등부 우승자이기도 했던 최군의 도전은 금빛 메달보다 더 빛나는 서사를 품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최규헌(45)씨가 오랜 병환으로 병원에 계신 탓에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중민이는 성실하고, 늘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며 훈련에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입니다.” 명륜고 육상부 남진갑 지도자는 최중민의 행실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남 지도자는 이어 “요즘은 선수층이 워낙 얇아 혼자서 훈련하는 경우가 많지만 묵묵히 트랙을 도는 중민이를 보면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했다.

명륜고는 황영조를 비롯한 수많은 육상 스타를 배출해온 강원 육상의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최중민 한 명만이 육상부를 지키고 있어 학교와 지역 사회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중민 군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강원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 고장에서 길러준 만큼 자랑스러운 향토 선수가 되고 싶다”며 “더 열심히 훈련해 전국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중민이 5,000m를 1위로 주파하고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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